죽을 뻔했던 이야기 햇살어린이 77
이주영 지음, 김홍모 그림 / 현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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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통해 얻는 지혜

죽을 뻔했던 이야기/이주영 글/김홍모 그림/현북스 2021

 

이주영 작가의 [죽을 뻔했던 이야기]는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형식이다. 왜 이제 와서 자기가 죽을 뻔했던 이야기를 다시 하는 걸까? 이주영 작가는 30년의 교직생활을 하다 암이 걸렸다고 했다. 자기 삶을 돌아보고 죽음이 오는 순간 자신이 어떻게 했는지 살폈다. 작가는 죽음을 그냥 받아들이기보단 바짝 정신을 차리고 순간순간 당황하지 않고 재빨리 살아날 방법을 떠올려 움직였던 자신을 떠올리며 암에 대해서도 같은 자세를 취했다.

운도 필요하지만 그 운마저도 자기 능력과 노력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도 잘 대응해서 살아나고 말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힘이 났습니다.(들어가는 말)

작가의 경험이고 요즘은 경험하기 힘든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공감은 힘들다. 어른인 나도 시골 큰댁에 다녀보고 해서 그나마 일부 공감할 수 있었다. [죽을 뻔했던 이야기]는 공감을 이끌어내기보단 한 사람의 역사, 그 시대의 역사의 기록이다. 역사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느끼고 배우며 앞으로 나간다. 작가 이주영의 역사를 경험해 보고 내 상황에 비추어 깨달음을 얻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책이라 하겠다.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은 무엇일까? 작가 이주영은 [죽을 뻔했던 이야기]를 통해 보자.

첫째, 위기가 닥쳐도 정신을 차려 행동해야 한다. 두 번째 죽을 뻔한 이야기를 보면 물이 불은 물가를 가로질러 건넛마을로 가 감자를 캐서 삼꽃(삼굿)을 해 먹으려고 서리를 한다. 다시 오는 도중 물살이 세지고 몸이 밀리지만 물을 먹지 않으려고 하고, 위험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들었던 경험을 살려 간신히 죽음을 벗어난다.

둘째, 자기가 경험하지 않은 일이라고 해서 무시해선 안된다. 굴속에 들어갔다가 굴속에서 하얀 불빛을 보고 홀린듯한 경험을 한다. 함께 갔던 동무들은 비슷한 것을 보았다고 말하지만 어른들에게 말하자 잘못 본 것이라며 주의를 듣는다.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내 경험만큼 다른 사람의 경험도 소중하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살면서 가끔 그때 일이 떠올라요. 그때 본 굴속 생김새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라요. 그래서 나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듣거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를 듣거나, 신비한 세상 이야기를 들을 때 딱 잘라서 아니라고 말 못해요. 내 머리로 알 수 없거나 내가 겪지 않았다고 해서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나도 그 굴에서 또렷이 겪은 일인데도 다른 사람들은 믿지 않았으니까요(82쪽)

셋째, 죽음이 다가올 때 저항하기보단 가만히 힘을 빼며 흐름에 몸을 맡김이 필요하다. 죽음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 어떻게 오는지 정확히 알고 생각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내가 움직일수록 더 감는구나. 가만히 있으면 풀어지겠다. 숨을 죽이고 가만히 있자. 그래야 산다"(92쪽)

작가 이주영처럼 다양한 죽음을 마주한 경험은 없다. 내게 죽음이 덮쳐온 순간 죽음을 몸으로 받아들이며 모든 것을 포기할 것인지, 아님 발버둥 쳐 벗어날 것인지 선택은 둘뿐이었다. 죽음이 내 곁에 머물며 나를 끌어당기는 동안 나도 많은 생각을 했다. 가만히 남을 보듯 잠시 떨어져 나를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달라고 소리쳐야 한다. 크게 소리칠수록 나를 도와줄 사람을 만나게 된다. 외롭게 혼자 어려움을 다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함께 하는 이들에게, 가까운 이들에게 소리치길.

"살려주세요. 죽을 것 같아요.!"

죽음이라는 깊고 어두운 터널을 함께 견뎌낼 이를 만나 그 만남은 더욱 소중하고 가슴 깊이 남았다. 그리고 내 스스로에게 ' 살아남길 잘했어. 그때 죽으면 어쩔뻔했니?'하며 작은 행복도 더 크게 느끼며 살게 되는 선물도 받았다. 죽음의 어둠을 견디면 밝음이라는, 생명이라는 선물이 기다린다. 힘들지만, 죽을 만큼 힘들지만 견디며 살아보자고 말하고 싶다.

 

"당신은 존재 자체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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