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8
전이수.김나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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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이수,김나윤 그림책/웅진주니어2021

 

 

전이수 작가의 책을 몇 년 전에 처음 보았을 때 느낌은 따스한 느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한 작가의 글로 마음에 남았다. 이번에 만날 그림책은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까?

오늘도 우리는 새로운 곳에 발을 디뎠다.

온통 회색빛으로 시작하는 책. 보는 것만으로 숨 막히는 답답함이 밀려와 점점 가득 채워진다. 늑대들이 만난 사람은 눈이 동그랗고 크지만 피곤에 지쳐 회색 연기만을 뿜어내는 모습으로 무엇을 물어도 동문서답이다. 귀는 작고 입만 도드라진 모습의 사람들은 늑대들과 소통할 수 없다. 땅속으로 이어진 계단에서 만난 마누에게 바다, 숲, 산을 본 적이 있냐고 묻자 그런 것이 진짜 있냐며 하늘을 볼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 아이가 있다며 그 아이에게 늑대들을 데려간다.

유하는 늑대들과 좁은 길을 지나 깊은 굴로 늑대들과 마누를 데려가지만 마누는 의심을 품고 굴 앞에서 온 길을 되돌아간다. 늑대들과 유하는 굴의 끝에 작은 구멍을 통해 파란 하늘을 본다. 유하는 그곳을 가기 위해 용기가 필요했고 늑대들은 유하와 함께 하늘이 펼쳐진 곳을 나가 길을 걸으며 숲과 산 바다를 만난다.

책을 보며 <모모>의 느낌이 느껴졌다. 회색도시, 연기, 이상한 모습의 사람들. 비슷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전이수 작가의 글로 하는 이야기는 조용하고 차분하며 담담했다.

 

 

 

 

 

 

 

 

 

 

 

우리는 누구나 유하다. 자기가 처음 맞이한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지금'에 집중하고 몸과 마음에 세긴다. 혼자 무엇을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고 용기를 내기 위해 함께 하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 순간을 늑대들이 유하는 함께 했다. 늑대들은 어쩌면 우리 안에 우리를 이끌어주는 마음의 소리구나 싶다.

마누. 참 안타까운 아이. 회색 도시 중 가장 사람의 모습을 하고 이야기를 즐을 줄 알지만 의심의 순간 조금만 믿고 앞으로 나갔으면 다른 삶을 살 수 있었는데 회색 도시의 다름 사람들처럼 똑같은 삶을 살겠구나 안타까웠다.

이 책을 읽으며 유하가 하늘을 발견하고 늑대들과 파란 하늘이 보이는 세상으로 나와 숲, 산, 바다를 보며 세상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면서 회색빛이 옅어 가며 세상의 빛이 스며드는 모습이 좋았다.

사람이 성장한다는 건 어렴풋한 희망을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나를 발견해가도록 도와주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거기서 얻게 되는 깨달음으로 조금씩 변화된다. 유하는 자신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다시 회색 도시로 되돌아간다. 유하의 여행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회색 도시에서 만나는 누군가에게 자기가 본 것을 전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여행이다.

지금 이 세상의 우리 아이들이 많이 하는 말을 작가는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들어달라는 외침을 크게 낼 수 없는 힘없는 아이들은 그저 속으로 바랄 뿐이다.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를 키우는 게 우리 모두가 할 일이라 생각된다. 우리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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