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내가 바로 무공의 고수 그래 책이야 36
이승민 지음, 이경석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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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자

[알고보니 내가 바로 무공의 고수]

이승민 글/ 이경석 그림/잇츠 북 어린이

아이는 나보다 먼저 이 책을 후루룩 읽고는 뭔가 신비롭다고 재미있다고 표현했다. 무공을 수련하고 악당과 싸우는 모습은 우와 하는 마음이 들게 하니까. 난 아이가 말한 것에 무엇을 더 담게 될까?

<알고 보니 내가 바로 무공의 고수>는 이향이 정산선인에게 무공을 전수받던 중 아빠가 다이아몬드 도둑을 몰려 체포된다. 이향과 친구 영주는 아빠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애를 쓰지만 아이의 말이라 무시하는 경찰과 어른들에 맞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간다는 이야기다.

이승민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다음을 말하고 있다.

첫째, 성 평등 의식이다. 무공의 고수하면 보통 남자를 떠올리지만 정산선인도 향이도 모두 여자다. '남자라서~, 여자라서 ~'하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그냥 한 사람의 사람일 뿐이다. 엄마라서 아이를 잘 키우고, 아빠라서 아이를 못 키운다는 것도 편견이다. 편부 하의 자라는 아이도 건강한 마음과 정신으로 살 수 있다는 사실을 향이를 통해 보여준다. 아빠는 온화하고 소박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둘째, 삶의 가치를 무엇에 두고 살지다. 이향의 아빠는 학교 앞에서 지금은 잘되지 않는 문방구를 하면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한다. 아이와 책을 나누고, 이야기 나누며 내가 가진 걸 나누면서 사는 삶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한다.

셋째, 양심에 따른 삶이다. 블루 스카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양곽 회장은 도둑질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고 자기가 계획한 대로 되는 걸 보면서 재미로 하는 거라 말한다. 과연 누군가에게 해가 되는 일을 재미로 포장한다는 것이 말이나 될까? 재미로 개미를 죽이고, 재미로 왕따를 시키고, 재미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양심에 용납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넷째, 자기가 가진 능력의 올바른 사용이다. 향이는 자기가 닦은 무공을 아빠와 누명을 쓴 또 다른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사용한다. 정산성인이 떡볶이를 만들어 팔고 있지만 이 또한 내공(몸 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쌓이는 것)의 표현이다. 내가 가진 능력을 내가 하는 일에 바르게 써야 바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다섯째, 누구나 자기가 잘하는 건 하나씩 있다는 사실이다. 영주는 향이의 무공을 부러워하지만 향이는 영주의 암기력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자기가 잘 하는 걸 인정할수록 행복해진다. 이 책 제목 <알고~>를 내가 가진 능력으로 "알고 보니 내가 OO의 고수"로 바꿔보면 내가 가진 능력이 뭔지 돌아보고 내가 잘 하는 게 이거구나 하는 뿌듯함을 갖게 될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점이 난 참 좋다. 아이들이 보는 책은 가르치려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재미로 읽어도 아이들 마음에 뭔가 흔적을 남겨줄 거라 생각된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가득한 책이라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강요하면 이 책이 의도하는 바를 비껴가는 게 될 것이라 본다. 아이가 읽고 싶다면 적극 권유하고 싶고 부모도 같이 읽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무공을 수련해본다면 웃으면서 이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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