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1의 어림짐작의 결과이고, 여기에 시스템 2가 좀 더 관여하면 그 어림짐작 대신 사례 내용에 집중하게 된다. 여러 증거를 모아보면, 시스템 1에 좌우되는 사람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사는 사람보다 회상 용이성 편향에 휘둘릴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생각하면서, 회상 내용보다 회상 용이성에 훨씬 더 영향을 받을 법한 상황을 몇 가지 나열해보면 아래와 같다.

• 머리를 써야 하는 다른 일을 동시에 하고 있을 때7
• 인생에서 행복했던 순간을 이제 막 떠올려 기분이 좋을 때8
• 우울증 측정에서 낮은 점수가 나왔을 때9
• 해당 주제에서 진짜 전문가가 아니라10 그 주제를 잘 아는 초보자일 때11
• 직관에 대한 신뢰도 측정에서 높은 점수가 나왔을 때12
• 권력이 있을 때(또는 있다고 느낄 때)13

나는 마지막이 특히 흥미롭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자신들의 논문을 소개하며 유명한 말을 인용한다. "나는 내가 옳다고 여기는 행동을 하라는 허락을 받자고 많은 시간을 들여 전 세계에서 투표를 실시할 생각은 없다. 이제 막 느낌이 왔다."(2002년 11월. 조지 W. 부시.) 그러면서 직관에 의존하는 성향을 성격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증명한다. 사람들에게 그들이 권력이 있었을 때를 상기시키기만 해도 사람들은 자신의 직관을 더욱 신뢰한다.

-알라딘 eBook <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창신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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