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하여

T. S. 엘리엇은 "죽음 자체가 두려운 게 아니라 죽음이 곧 끝이 아닐까 봐 그게 우리는 두려운 것이다"라고 했다.[24]
다른 모든 감정의 배후와 이면에 심판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바울은 죽음을 장황하게 논한 고린도전서 15장에서 "사망이 쏘는 것은 죄"라고 단언했다.56절 그가 로마서 1장 20-22절에 가르쳤듯이, 아무리 깊이 감추고 있어도 우리 모두가 마음속으로 아는 사실이 있다. 하나님은 우리의 창조주시며 우리 예배와 순종을 마땅히 받으실 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삶에 대한 주권을 장악하려고 그 지식을 막는다.18절
죽음 앞에 서면 자아에 대한 불만이 훨씬 또렷해진다. 이전처럼 양심을 침묵시킬 수 없다. 셰익스피어의 극중 인물인 햄릿은 자살을 생각하다가 그러지 않기로 결심한다. 사후의 무엇에 대한 두려움 곧 "어느 길손도 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 미답의 나라"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심판이 두려워지고, 그래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저세상으로 달아나느니 차라리 지금 이 세상의 고통을 묵묵히 견딘다." 이유는 "양심이 우리 모두를 겁쟁이로 만들기" 때문이다.[25]
아무리 막아 보려 해도 죄책감은 집요하며, 특히 죽음 앞에서 최고조에 달한다. 현대 문화에는 이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별로 없지만 기독교 신앙은 우리에게 놀라운 자원을 준다.

-알라딘 eBook <죽음에 관하여>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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