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기술의 발전이 윤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산업혁명, 스마트폰 등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술이 등장하면 생활상이 변하고 그에 따라 윤리관도 변했다는 거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을 윤리가 반드시 따라가는 건 아니다. 때로는 신기술이 윤리적인 이유로 사회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좌천됐다.
저자는 현대 기술의 발전이 너무나 빠르다며, 윤리의 발전이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윤리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할 기술의 등장을 가로막고, 더 나아가 새로운 기술을 남용하여 많은 희생자를 낳는다. 그렇다고 기술의 등장을 가로막아선 안 된다. 강물이 계속 흐르듯, 시대도 계속 발전한다. 아무리 신기술을 가로막으려 해도 언젠가는 도래한다.
많은 사람이 신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두려워하는 기저에는 인간 불신이 깔려있다. 인간이 위력적인 신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다루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의 걱정이 무색하게, 지구온난화 등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여러 병폐는 인간이 신기술을 적절하게 다루고 있지 않다고 증명하는 것 같다. 파괴적인 미래를 두려워하며 신기술의 등장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다.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기술이 옳다거나 나쁘다는 가치 판단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술은 그 자체로 무가치하다. 기술의 가치는 그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에게 달렸다. 식칼이 사람 죽이는 데 사용된다고 식칼을 금지하거나 규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식칼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중요한 거다. 신기술도 사회가 적극적으로 관심 갖고 논의한다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
저자는 인류가 극단적인 길을 걷지 않는 이상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며, 우리 후손은 우리와 사뭇 다른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우리가 과거를 비판하듯, 우리 후손도 우리를 비판할 것이라며, 후손에게 부끄러운 선조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서 시작하여 현재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