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가장 눈길이 갔던 부분 하나를 짚으라 한다면 '도전정신'이다. 우주의 수많은 별빛처럼 인간의 '도전정신'도 빛났다. 현대 우리가 당연하다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과거에는 당연한 게 아니었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인생을 바쳐야 했고, 누군가는 목숨을 걸어야 했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지구에서 달을 넘어 머나먼 심우주로 나아가는데 희생과 역경이 뒤따랐다.
성당에 반하는 이론을 제기했다가 억압받은 갈릴레오 갈릴레이, 고체 연료가 대세인 시절에 액체 연료에 개발에 나섰다가 조롱당한 로버트 고티드, 천재적인 재능을 보유하고 있어도 흑인이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청소부 취급받았던 인간 컴퓨터 캐서린 존슨, 이들은 모두 억압과 차별에 개의치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이상을 향해 나아가며 새로운 지평선을 열었다. 차별과 멸시를 견뎌가며 도전했던 순간들이 눈부시게 세상을 밝혔다.
냉전이 격화되던 때 소련과 경쟁하던 미국은 소련의 유인 우주탐사에 큰 충격을 받고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폴로 계획을 추진했고,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면서 미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세계 최초로 유인 달 탐사에 성공한 아폴로 '11호' 이름은 11호 앞의 1~10호까지의 도전과 실패가 있었음을 말해준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기까지 승무원이 희생되기도 했고, 쓸모없는 일에 예산을 낭비한다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첫 시도인 아폴로 1호는 우주로 나아가던 중 폭발해 승무원이 전원 사망했으며, 아폴로 13호는 달로 향하던 중 우주선이 폭발해 다시 지구로 귀환해야 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로켓 추진체는 ICBM 등 미사일에 응용되기 때문에 군사 핵심기술로 분류된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게 기술 이전을 받기 매우 어렵다. 2013년 우리나라 나로호는 인공위성 등 다른 모든 부분은 우리나라가 개발했어도 로켓 추진체만큼은 러시아의 안가라 로켓을 이용해야 했다. 총 세 번의 나로호 발사 중 단 한 번 성공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숱한 비판과 비난을 견뎌내야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윽고 자체적인 로켓 추진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기에 이르러, 2021년 누리호를 발사하는데 이른다. 인공위성이 궤도 안착에 실패하면서 최종적으로 실패로 끝났지만, 순수 우리 기술로 구성된 로켓이라는 점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KF-21 보라매 전투기도 다르지 않다. 혹자는 우리의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보다 다른 나라 전투기를 수입하는 게 더 저렴하고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라는 진리를 생각하면, 자주국방을 위해 전투기 개발은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 실패해도 좋다. 그 실패를 반면교사로 다시 도전하면 된다. 조만간 우리 하늘을 장식할 우리 전투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