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으로 책을 시작한다. 신경세포의 집합인 두뇌에서 어떻게 마음과 의식이 창발했는지 고민했다. 저자는 이 책을 대중서로 썼다지만, 상당히 철학적이면서 전문적이라 일반 대중에게 쉽지 않은 책이다.
저자는 '마음'이라는 틀 내에서 '감각 기관으로부터 느낀 지식의 축적'이 '의식'이 된다고 봤다. 무수한 시냅스의 연결 속에 마음이 존재하며, 마음 내의 정신 작용을 의식으로 봤다. 마음이 물병이라면, 지식은 물 분자고, 물병에 가득 채워진 물이 의식이다. 저자에 따르면, 감각기관으로부터 전달된 느낌이 없고 지식이 축적되지 않으면 의식도 존재하지 않는다. 느낌과 의식은 상호보완관계로 서로를 증명하면서 강화한다. 마음 내 의식이 있기에 느낄 수 있고, 느낌이 모여 의식이 된다. 저자의 이론에서 의식은 존재의 성격보다 축적의 성격이 강하다. 의식은 그 자체로 존재할 뿐인, 같은 자리에 그대로 있는 무기물이 아니다. 축적하고 성장하며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유기체다.
따라서, 저자는 인공지능도 의식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보았다. 인공지능도 단순히 알고리즘에 의한 정형화된 지능이 아니라,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며 그러한 감정을 축적하고 처리할 수만 있다면 인공지능에게도 의식이 등장할 수 있다는 거다.
저자의 이론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음이다. 저자는 마음의 존재를 전제할 뿐, 어떻게 마음이 존재하는지 밝히지 못했다. 신경세포의 작용과 마음 사이 연결이 불완전하다. 뇌와 신경세포를 탐구하지만, 신경세포 간 전기 신호 전달이 어떻게 마음이 되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저자 또한 자신의 이론이 불완전하다는 걸 인정하며, 마음의 존재를 전제하고 자신의 이론을 펼쳐나간다. 어떤 메커니즘으로 마음이 생성되고 작용하는지 밝혀내는 건 후학의 몫으로 남겨둔다.
저자는 지능을 명시적 지능과 비명시적 지능으로 나눈다. 저자에 따르면,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지능은 명시적 지능이다. 명시적 지능이 감각과 지식의 축적에 의한 의식이다. 반대로, 비명시적 지능은 숨쉬기 같은 생존을 위한 항상성 유지 메커니즘이다. 저자는 미생물과 인간의 차이를 명시적 지능의 유무로 봤다. 미생물에게는 비명시적 지능만 있을 뿐, 명시적 지능이 없다.
저자는 우리 인간이 조금 더 겸손해져야 한다며 책을 맺는다. 저자는 우리 인간 단독으로 살아갈 수 없다며, 인간 또한 거대한 생태계의 일원일 뿐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명시적 지능의 보유가 다른 생명체보다 더 우월한 존재라는 걸 증명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명시적 지능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른 동물도 명시적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이 명시적 지능을 보유하는데 뛰어날 뿐이다. 까치, 돌고래, 카푸친 원숭이 등 다양한 고지능 동물들이 명시적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인 지능을 다양한 동물들도 갖고 있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심지어, 카푸친 원숭이는 인간 다음으로 '석기시대'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