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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자들의 인생 수업 -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대니얼 클라인.토마스 캐스카트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2173881450

 | 유머러스한 철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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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고리타분한 철학이 아닌 재미있고 흥미로우며 인생 교훈을 가르쳐주는 철학을 만난다. 어려운 철학 이론을 단 몇 장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담아내는 저자들의 필력에 감탄했다. 어려운 철학을 설명하면서 지식을 뽐내는 게 아니라, 철학이 어려운 건 저자 본인들도 매한가지라는 걸 담담히 인정하면서 독자를 배려한 게 돋보인다. 주제마다 삽화를 추가해서 독자의 사색을 유도하는 게 백미다. 삽화를 먼저 본 뒤, 그 삽화가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본 다음 책을 읽어나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퀴즈를 풀 듯, 재미있는 독서 시간이 될 거다.
 | 인생과 철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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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인생 고민을 독자 혼자서 고민하도록 두지 않는다. 같은 주제를 끊임없이 고민했던 철학자들의 사유를 통해 그들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했다며 인생이라는 여정의 무거운 짐을 덜어준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행복한 삶이란 어떤 삶인가? 나는 왜 살아가는가? 등 쉽지 않은 문제의 완벽한 답을 저자와 철학자들이 찾아주진 않는다. 하지만, 우리에게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져 있음을 가르쳐준다.
여러 철학자의 사색을 소개하면서 저자들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모두 초등학교 때 배운 내용이지만, 살아가면서 잊어버린 중요한 사실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깜깜한 밤에 썩은 해골 물을 시원하게 들이킨 뒤 '모든 건 마음 먹기 달렸다는 걸' 깨달은 원효대사의 가르침이다.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인생 교훈은 서양 철학을 통해서 전달할 뿐, 원효대사의 깨달음과 전혀 다르지 않다.
모든 건 모름지기 마음먹기에 달렸다. 내가 웃으면 세상이 밝아 보일 거고, 울면 세상이 어두워 보일 거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면 좋은 거고, 나쁘다고 생각하면 나쁜 거다. 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가능한 일이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현재는 과거에 내가 했던 판단과 선택의 결과물이다. 미래는 현재 내가 한 판단과 선택의 결과물이 될 거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절대신 덕화(육성재역)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신은 그저 질문하는 자일 뿐,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답은 너희들이 찾아라." 철학자들의 결론도 다르지 않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신은 그저 우리에게 질문하는 존재다. 답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운명은 신이 우리에게 한 질문이고, 답은 우리가 찾아야 한다.
진정한 삶은 자신이 선택하고, 자신이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신이 주인이 되는, 그리고 그걸 깨달은 삶이다. 다시 한번 중요한 인생 교훈을 깨닫는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