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학과 양명학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시마다 겐지 지음, 김석근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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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학과 양명학 해설


 주자학과 양명학을 해설한다. 각 철학자의 삶은 어떠했고, 그의 사상은 무엇인지 깊게 사유한다. 주자학과 양명학이 중국 정치사상과 현대 동양철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 제목만 보고 주자학과 양명학을 쉽게 풀어쓴 교양서로 생각했다간 큰코다친다. 전문용어가 넘쳐나기 때문에 일반인이 교양으로 쉬이 읽을만한 책은 아니다. 중국 역사와 사상, 그리고 유교와 관련된 풍부한 지식이 없다면, 이 책은 두통을 선사할 거다.


이기론(理氣論), 주자학과 양명학


 유학자들은 세상의 작동 원리인 이(理)와 세상을 구성하는 물질인 기(氣)로 세상이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과학 물리 법칙이 '이'라면, 물리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물질은 '기'다. 이(理)는 그 자체로 구현될 수 없으며, 항상 기(氣)와 결합해야만 현실화된다는 특성이 있다. 이런 이기론 해석하는 방법에서 주자학과 양명학은 대립한다. 


 주자학은 이기론에서 성즉리(性卽理)를 도출한다. 사람의 마음(心)에서 본성(性)과 감정(情)을 분리했다. 사람의 마음과 본성, 그리고 감정은 서로 각기 다르며 별개로 존재하는 것으로 봤다. 중요한 건 이(理)인 본성이다. 본성은 우리 마음에 존재하지 않는다. 즉, 우리는 본성을 모른다는 거다. 따라서, 격물치지(格物致知), 모든 사물에 이(理)가 존재하기에 끊임없이 본질을 연구해야 한다. 주자학에서는 행동보다 앎이 우선(선지후행;先知後行)이다. 행동으로 나서기 전에 이치를 먼저 깨달아야 한다는 거다. 쉽게 말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나서지 말라는 거다.


 주자학의 가르침대로 격물치지를 하면 현실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비판하면서, 양명학은 이기론에서 심즉리(心卽理)를 도출한다. 주자학과 다르게 사람의 마음에 본성과 감정이 있다는 거다. 우리 마음이 곧 이(理)이므로, 세상의 모든 게 자기 자신 안에 있다. 따라서, 고민하지 말고 행동으로 나서라고 이야기한다. 양명학에서는 앎과 행동이 하나다(지행합일; 知行合一). 행동으로 나서야 아는 거다. 쉽게 말해, 세상 완벽한 건 없으니 과감히 나서라는 거다.


 우리나라는 주자학의 나라였다. 송시열, 이황, 이이 모두 뼛속까지 주자학자다. 주자학에서 중요한 격물치지는 행동이 없다. 즉, 책상에 앉아서 종일 철학 공부만 했다는 이야기다. 생산성이라곤, 실용성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런 이들이 기득권이 되어 국가 중요 중대사를 결정했다. 왜 잘나가던 조선이 쇠퇴했는지 대번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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