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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 우리를 교묘하게 조종하는 경제학에 관한 진실
조너선 앨드리드 지음, 강주헌 옮김, 우석훈 해제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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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1973724509

 | 주류 경제학의 그림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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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주류 경제학의 그림자를 보여준다. 자연과학을 모방했지만, 오히려 현실과 멀어진 작금 경제학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게임이론,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 등 주요 경제이론의 비화를 다룬다. 여러 경제학 이론에 얽힌 썰을 풀면서 이론의 핵심과 한계를 자연스레 조명한다. 각 단락은 이론에 대한 저자의 평론으로 마무리 짓는다. 논리적 반박이 가득한 어려운 경제학 평론이 아니다. 자화상같이 공감되는 경제학 평론을 만난다. 저자의 재치 있는 이야기는 독서하는 내내 공감 또는 재미로 미소 짓게 한다.
저자는 경제학계에 반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젠체하며 이해하기 어려운 수학 공식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경제학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합리성 가정으로 현실에서 소외된 경제학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경제학이 되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요지다. 저자는 좌파 경제학자처럼 주류 경제학에 등을 돌린 채 날 선 비판을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주류 경제학을 사랑하며 발전상을 제시하기 위해 비판한다. 저자의 현학적인 경제학 비판을 만나보자.
 | 합리성(Rationality) 가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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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제학이 비판받는 주된 이유는 '합리성 가정' 때문이다. 현대 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 인간의 행동 목적을 '이익 극대화'로 제한하고 이를 수학으로 설명했다. 많은 경제학자가 수학의 논리를 이용해 자신의 이론은 반박 불가라며 콧대를 세웠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의 생각과 다르게 나타났다. 인간은 비합리적으로도 행동하기 때문이다. 사랑 하나로 이익을 얼마든지 포기하는 게 인간이다. 사람들의 비합리적인 행동 때문에 경제학은 매번 현실 증명에 실패한다.
제한된 상황을 전제로 한 논리에 따른 결과는 전제와 마찬가지로 제한적이다. 특정 상황에서만 유효할 뿐, 다른 상황에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불쑥 나타나기 마련이다.
모든 경제학자가 자기들만의 세계에 갖혀있는 건 아니다. 행동경제학 등 많은 경제학자가 현대 경제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합리성 가정이 아예 부정될 건 아니다. 인간은 합리적으로도 행동하기 때문이다. 확실한 건 경제학이 지금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저자의 날선 비판처럼 끊임없이 수정하고 발전할 거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경제학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