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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래를 만든다 -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스타트업의 성지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대탐사
이수기.박민제.김정민 지음 / 라곰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1826297720

 |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의 이모저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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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자들이 IT 기업과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판교에서 여러 이야기를 취재했다. 주요 대기업 CEO부터 일반 직원까지 판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CEO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IT 산업의 미래, 벤처캐피탈 관계자가 바라보는 스타트업, 여러 IT 기업의 근무환경 등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정보를 중앙일보 기자가 대신 전해준다. 기자답게 글이 정돈돼있고 문체가 깔끔하다. 읽는 내내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 IT 업계에 취업을 준비하거나,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결정에 도움이 될 책이다. 우리가 모르는 IT 업계의 속사정을 느껴보자.
 | 생존율 0.1%의 세계,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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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투기자본'이라고도 불리는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은 스타트업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미국의 성공한 유니콘 기업 뒤에는 벤처 캐피탈이 든든히 버티고 있었다. Amazon, Facebook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실리콘밸리 기업 모두 벤처캐피탈의 투자 지원 아래 성장했다.
벤처캐피탈의 핵심은 아무런 밑천 없는 사업을 사업성 하나만 보고 투자하는 거다. 스타트업이라고 불리는 벤처기업은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경영, 자본 등 모든 분야에서 미숙하고 불안정하다. 대부분 얼마 못 가 망하는 벤처기업의 특징 때문에 은행 같은 융자 기관은 이들에게 자금을 융자해주길 꺼린다. 벤처캐피탈은 융자 기관의 빈틈을 파고 들어간다. 위험하더라도 살아남는 데 성공해 성장한다면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처가 벤처 기업이다. 벤처기업의 생존율 0.1%라면 1,000개 벤처 기업에 투자한다. 한 곳에서만이라도 대박이 터지면 나머지 투자 손실을 모두 회수하고도 남는다는 걸 이용한다. 벤처캐피탈은 자금 지원, 경영과 법률 자문 역할 등 어떻게든 벤처기업이 시장에서 자리 잡게 한 뒤 출구전략(주로, 상장)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
경제학계에서 우리나라 취약점 중 하나로 '벤처캐피탈'을 지적한다. 벤처캐피탈은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신산업을 육성해 '외부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쉬이 넘길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벤처캐피탈 시장은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개인 참여도 활발하다. 많은 미국인이 자신의 연금과 퇴직금을 벤처캐피탈에 투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벤처 캐피탈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많은 사람이 부동산에 눈이 멀었다. 그나마 금융거래를 할 줄 아는 사람은 코스피 시장 내 대기업을 위주로 바라본다. 덕분에 우리나라 벤처 캐피탈 규모는 처참하다.
청년실업, 저출산 등 사회에 회자되는 여러 경제 문제가 우리나라 산업 구조 고착화로 발생한 저성장에 기인한다. 반도체 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에서 국제 경쟁력을 잃었다. 기존 산업을 다시 살리던지,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던지 둘 중 하나라도 해야 지긋한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 벤처캐피탈은 새로운 산업을 육성한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 경제 문제 해결의 실마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