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진 하늘
루크 올넛 지음, 권도희 옮김 / 구픽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담담히 가슴을 스치는 소설


 소설을 서평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스포일러다. 되도록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은데, 소설을 소개하거나 느낀 점을 이야기하려면 어쩔 수 없을 때가 있다. 즉,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


 스토리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책의 문체가 아름답다. 보통 실력으로 소설을 쓴 것이 아니다. 사건의 연결, 일관성 등 소설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소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실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고, 담백하다. 다만, 할아버지가 득손(得孫) 소식을 듣고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등 소설 전개를 위해 급격히 삭제된 부분이 아쉽다.


가족이라는 행복


 이 책은 가족 소설로 어렵게 얻은 아이를 병 때문에 품에서 떠나보낸 이야기다. 아빠인 롭의 시선으로 아들인 잭을 바라본다. 아이를 얻었을 때의 기쁨, 아이와 함께 추억을 공유할 때의 행복, 아이가 큰 병에 걸렸을 때의 고민, 아이를 잃었을 때의 고통과 상처, 그리고 추억을 간직한 삶을 독자는 소설 속에서 감정 이입되어 느껴볼 수 있다. 첫 장에서부터 결말을 일부분 보여주는데, 그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아렸다.


 책을 읽으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도전 의지보다 가족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삶의 소중함을 가르쳐주기보다는, 행복이 무엇인지, 나에게 가장 주요한 존재가 누구인지 가르쳐주는 책이다. 명절인 추석 때 책을 읽어서 효과가 더 컸다.


 가족에게 아쉬운 감정이 없는 사람은 없다. 때로는 부모에게, 때로는 형제자매에게, 때로는 자식에게 우리는 분노, 짜증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지닌다. 하지만, 그 이면에 '가족'이라는 행복이 있다. 가족과 추억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행복임을 우리는 잊고 산다그것이 행복이었음을 우리는 가족을 잃었을 때가 돼서야 깨닫고 후회한다. "있을 때 잘할 걸"이라는 말이 자주 들려오는 이유는 바쁜 현대 자본주의 사회 속 무엇이 행복인지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 책은 그런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행복이 무엇인지1 책 속 단란했던 한 가정이 가르쳐준다.

  1. 가정폭력 등 가족이라 볼 수 없는 경우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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