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게」는
주인공 이름을 참 잘 지은 소설이다.
'늘'의 존재가 확인 될 때마다
하늘에 대한 대상화가 이루어졌다.
저마다 다른 의미로 다채로웠다.
'하늘'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의미까지 곱해지니
무한대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어딘가 이상한 듯 신경 쓰이고
선뜻 다가서기는 꺼려지는
나만의 하늘을 마음에 품고
읽는다면 이 책과 함께 하는
시간에는 하루 단위가 아니라
문장 단위로 하늘의 색이
변화할 것 같다.
「하늘에게」의 초반에 '제운'은 자신을
마치 회색과도 같은 아이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 앞에서 하늘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노을에 물들어가고 있을 떄였다.
두 인물의 분명한 색채 대조가
주는 효과 덕에 뒷내용에 대한
몰입도가 높았다.
우리가 하늘색을 하늘에서
따온 색으로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하늘은 무수한
색을 가지고 있다.
당장 새벽의 하늘과
저녁의 하늘 노을마저도
꼭 다른 세계에 온 듯이
완벽히 다른 모습이니 말이다.
그 모습을 떠올리니 제운과 하늘이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모습을
선명하게 상상할 수 있었다.
비가 잔뜩 내린 뒤 먹구름이
다 걷히지 못한 하늘에
점차 햇빛이 드리워지더니
무지개가 뜬 노을을
바라보는 기분 좋은 어느날을
추억하게 하기도 했다.
「하늘에게」 에서는 청소년인
주인공들의 외적이고 내적인
성장이 동시에 일어나기에
잔잔한 이야기같으면서도
역동적인 면이 있다.
눈 깜짝할 새에 교복을
벗어던지게 되었다는
많은 이들의 말처럼 그들의
시절에도 다양한 변화가
찾아오게 된다.
제운이 동경하던 하늘을
두려워하게 되고 회피해버리는
부분에서 또한 자신의 이상에
대해 눈 감아 버릴 수밖에
없는 인간의 역설적인
성장통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은 자신의 하늘을 온전히
다 받아들이지 못한 제운을
응원하면서도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서 슬펐다.
하늘은 언제든 잠시라도
혼자 남겨질 각오를 해야 하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언젠가는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언젠가는 나를 벌 주는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하늘'이라는 이름을
장치로 하여 전하는 감정들이
다른 소설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공기들을 주었다.
「하늘에게」는 늘리혜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써 그가
앞으로 확장시켜갈
<일곱색깔 나라와 꿈> 세계관의
일부이기도 하다.
첫 번째 이야기인
<<오렌지칵테일>>과 연달아
접한다면 그가 세상에
보여주고자 하는 또 하나의
하늘을 더 오래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자신의 문장들로 하여금
만들고 싶은 다채롭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한걸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