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무언가를 하고 있는 고양이처럼 -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괜찮은 이유
로만 무라도프 지음, 정영은 옮김 / 미래의창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하고 싶나요?라는 질문을 받는 다면 나는
예술가나 창작을 해야하는 사람, 그리고 어떠한 창의력을 마구 발휘해야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일단 차례만 보아도 , 소제목들에서도 영감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일상을 다시 보고 즐기며 일상의 소중함을 알고, 오롯이 느끼는 일에 대해 알려준다.

3학년 2학기가 되고서부터 꽤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디자인 부전공을 시작하면서 프로젝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디자인툴을 배워가야하며, 독일에서의 생활을 잊고 싶지 않아서 독문학과 수업도 듣고 있다. 틈틈히 독일어 공부도 해야하고 이번 학기는 발표가 최소 9개다. 내가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하는 동아리 일에도 신경을 많이 써줘야하고 읽고 싶었던 책들은 왜이렇게나 많은지 독서에 대한 욕심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불어난 살에 대한 죄책감으로 아파트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여기까지가 요즘 내 일생에 대한 한탄이랄까, 바쁘지만 그렇다고해서 마음이 안정이 되지는 않는다. 불과 두-세달 전만해도 나는 독일에서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였는데, 이번 학기에는 여유다운 여유를 즐겨보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다 바로 며칠전 , 그날도 얼른 얼른 장보고 얼른얼른 운동한 다음에 얼른얼른 학교로 가서 팀플 회의를 해야했다. 머릿 속에 오늘은 뭘해야하는지 정리하며 신호를 기다리다, 달리는 차를 따라 옮겨간 의미없는 나의 시선의 끝에는 무지개가 있었다. 순간 나는 얼마만에 보는 무지개인지, 마지막으로 본 무지개가 언제인지 떠오르는 생각들을 방치해두고 한참을 바라봤다. 아무 것도 아닌 날이였는데 무지개가 그 날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줬다.

책의 2장, 기다림과 반복의 미학에서는 클로드 모네의 이야기가 나온다.

--

 클로드 모네는 1892년부터 1894년까지 루앙 대성당 건너편 같은 위치에서 바라본 성당의 모습을 서른 점 넘게 남겼다. 모네가 그린 그림 속 루앙 대성당이 모두 다른 루앙 대성당이듯, 우리가 매일 걷는 길도 매일, 매 순간 다른 길이다. 만약 우리가 요행히 누군가의 넉넉한 지원을 받아 다른 것은 하지 않고 남아 있는 삶 내내 그 길만 지켜보며 보낸다고 하더라도, 길은 우리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시 써 나가며 우리의 감시를 벗어날 것이다./

...두걸은 우둔하지만 바로 그 우둔함 덕분에 우리는 익숙한 것을 새로운 각도에서 볼 수 있다./

삶에서는 가장 일상적이고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위대한 예술의 영감이 되기도 한다./


관점을 달리하면 매일 같이 반복되는 것에서도 조금씩 다른 것을 찾을 수 있다.  주위에 또는 나에게 조금 더의 관심을 기울이기는 어쩌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통찰력있게 본다면' 일상에 또 다른 색을 찾아가는 재미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