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은둔자
캐럴라인 냅 지음, 김명남 옮김 / 바다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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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결혼을 하기 전에도 내가 결혼이란 제도와 안 맞지 않을까 늘 생각했었다.
내가 가진 가치관이 가부장제와 크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결혼 15년 후 아직도 결혼 제도라는 틀
안에서 산다. 똑같은 가치관으로 말이다.
그때 어릴 적 내가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이
내 마음의 소리라든지 어릴 적 예감이라든지
하는게 아니라 나는 나를 정말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해 정말 잘 아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편하게 여기고 어떤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지는 나만이 안다.
그렇다고 후회 하지는 않지만 더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내가 소중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 내가 결혼 자체를 목표로 하지는 않게 된 것이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 삶을 살아가는 건 죄도 아니고 개인주의나 이기주의가 아니라 주체적이고 독립적이고 멋진 일이다.
명랑한 은둔자 이 단어를 듣고 내 삶의 지향성이 거의 정확하게 표현된 단어라고 소리 지를 수 밖에 없었다.
내 삶은 소중하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기 스스로 만족과 편안함을 느끼는 삶이야 말로
타인 몇 명과 동거 하는지
부양가족이 몇 명인지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얘기지 않는가

내가 가진 자원만으로도-나라는 사람, 내가 하는 선택만으로도 - 고독의 어두운 복도를 끝까지 걸어서 밝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 것, 
이런 것은 잘하지 못했다.
나는 시리얼 그릇을 들고 거실로 가서 TV 앞에 자리 잡고 앉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정말로 명랑하게. 
이게 내 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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