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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anced Style 어드밴스드 스타일 - 은발의 패셔니스타가 왔다
아리 세스 코헨.마이라 칼만 지음, 박여진 옮김 / 윌북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60세에서 100세까지 맨해튼의 스타일리시한 패션 피플의 사진을 담은 책이다. 얼마전에는 <은발의 패셔니스타>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도 만들어져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었던 이유는 할머니들의 패션에 반해서라기 보다는, 당당한 눈빛과 포즈에 반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하고 떠올리는 이미지들. 허리가 구부정하고, 온몸이 아파 보이고 안쓰러워 보이는 할머니의 모습과는 전혀다른, 어쩌면 나보다도 더 당당한 눈빛들이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예전에 어떤 웹툰에서, 나 자신을 놓아버리는 순간에는 겉모습을 꾸미는 것도 모두 포기해버린다는 글을 읽으며 친구들과 공감했던 적이 있다. 그 말을 반대로 보았을 때, 이 할머니들은 끝까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젊은 나라도 불안하게 느낄 저 세월의 끝에서, 자기 자신을 보듬고 꾸미고 있는 할머니들의 삶의 태도가 존경스러웠다.
"젊은 여성들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어요. 거울 앞에 서서 자기 자신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라고. 세상을 볼 수 있는 두 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잘 들을 수 있는 귀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코, 휘파람을 불고 노래를 하고 키스를 할 수 있는 입술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들여다보세요. 자신이 아름다운 것들을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 느껴보세요." -238p
아흔 아홉의 일로나 할머니가 해준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말을 통해, '아름다움'이라고 했을 때 생김새, 모양만을 생각했던 나의 편견을 깰 수 있었다. 몸이 어리고 건강하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게 여겨질 수 있는지 새롭게 생각할 수 있었고, 나에 대해서 긍정하는 또 다른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할머니들이 어떤 분들인지 조금만 더 소개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점이다.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조금만 더 볼 수 있었다면 이 분들과 더 동질감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아직은 한국의 엄마, 할머니들의 생계형(?) 패션에 익숙한 나에게는 그런 점에서 약간 버거운 책이었다. 그럼에도, 30년 후쯤에는 다시 한번 펴보고 싶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