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브렌다 - 본성 대 양육 논쟁의 전환점이 된 일란성쌍둥이에 관한 기록
존 콜라핀토 지음, 이은선 옮김 / 알마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심리학에서 사람의 성격이 본성의 문제냐 환경의 문제냐는 오랜기간 대립해왔던 문제이다. 현재는 본성과 환경 모두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다. 그렇다면 성별은 어떨까. 성별은 당연히 타고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염색체이상으로 '반음양'으로 태어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20세기 중반에는 페미니즘과 행동주의 이론에 힘입어 성별을 양육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는 이론이 크게 지지받았다.  그리고 이 때문에 한 사람이 기구한 인생을 살게된다. 

 

 

갓난아이때 포경수술을 맡은 의사의 실수로 브루노는 심각한 손상을 입게된다. 부모는 고민끝에 담당의사의 추천으로 당시 성전환 수술의 개척자였던 존 머니를 찾게 된다. 브루노는 존 머니 박사에게 성별을 양육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기 위한 완벽한 실험대상 이었다. 일란성 쌍둥이었던 브루노를 여자로 키울 수 있다면, 완전히 같은 염색체를 가진 쌍둥이 남동생이 확실한 대조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는 존머니 박사의 확신을 믿고 브루노를 여자로 만드는 수술을 하고, 브렌다로 키우기 시작한다. 

 

 

머니박사의 말과는 다르게 브렌다는 여자아이로 성장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여자아이들, 남자아이들  어느 무리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브렌다는 2차 성전환 수술을 해야한다는 부모와 머니박사에게 점점 격렬하게 저항하기 시작하고  오랜 싸움으로 가정까지 파탄 지경에 이른다. 엄마는 우울증으로 수차례 자살시도,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 남동생마저 방황을 일삼는다. 

 

 

브렌다 가족이 이렇게 고군분투하고 있는 동안, 아이러니 하게도 머니박사는 이 쌍둥이 사례를 통해 성과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다. TV, 논문, 책등의 권위있는 매체에서 브렌다는 성전환수술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찾은 행복한 여자아이였다. 그 당시의 페미니스트, 사회학자들의 입맛에는 존 머니박사의 양육설이 구미에 맞는 이론이었던 것이다. 머니박사가 존스홉킨스대학의 후광을 등에 업고 있는 것도 한 몫 했다. 과학이론의 지지에 대중들의 입맛, 권위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사회학자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사회가 얼마나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했다. -103p-

 

한편 머니는 쌍둥이케이스가 학계와 언론의 주목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1970년대 내내 강연이 있을 때 마다 이 케이스를 주제로 삼았고, 이 케이스를 소개하지 않고 강연을 끝내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런가 하면 대중의 입맛에 맞는 세련된 프레젠테이션 기술을 연마하기에 이르렀다.  -103p -

 

 

 

성장과정에서 브렌다가 느꼈을 혼란과 슬픔은 짐작조차 힘들다. 브렌다는 여자아이로 길러지면서도 7살 쯤 부터 자기가 남자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부모가 좋아하는 조신한 태도를 유지하려 하지만 ,그런 행위들이 '구역질이 났다'고 회상한다. 더 충격적인것은 머니박사의 상담시간이다. 머니박사는 브렌다에게 여자라는 것을 세뇌시키기 위해 10살도 안된 아이때부터 적나라한 사진들을 보여주고 남동생인 브라이언과 성관계하는 동작을 시키기도 한다. 

 

 

브렌다는 오랜 투쟁끝에 데이비드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38세의 젊은 나이로 자살한다. 맨 마지막 장의 이름은 '본성이 그를 빚은 대로' 이다. 처음에는 본성과 양육중에 본성을 지지하는 장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인터뷰를 통한 중성환자들의 생각은 그것이 아니었다. 성별을 남녀로 규정지어놓고 중성환자들을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고 규정했던 점. 그들은 기본적으로 불안정할 것이라고 속단하고 어릴때부터 수술의 칼날을 대었던 점이 과학자들의 오만이 아닌가 꼬집고 있는 것이다. 그 어느 집단에도 속하지 못하고 오랜시간 이상한 세상에서 살아야했던 브렌다가 너무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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