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몽실 몽상구름 - 백 번 자살 시도 끝에 살아난 여자의 찬란한 생의 기록
최애니 지음 / 아빠토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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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책의 제목은 <몽실몽실 몽상구름>이지만, 책의 내용은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

부제는 '백 번 자살 시도 끝에 살아난 여자의 찬란한 생의 기록'이다. 이 책의 저자는 오랫동안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앓아왔다. 자신에게 '착한 년 콤플렉스'를 지닌 여자라고 말하는 부분은 누구나 공감이 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불안, 우울장애 환자들은 평균보다 착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 인생 안에서 자신에 대한 검열 기준이 엄격하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이 바르고 착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기적인 인간이라면 제멋대로 정해놓은 기준에 자신이 대충 맞춰 살겠지만, 바르고 착한 사람은 그럴 수가 없다. 만인에게 착하고 예뻐 보이고 싶어하는 착한년이자 호구는 자신의 마음을 갉아먹고 나중에는 불안과 우울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게 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결국 사람은 불안해하지 않으면서 혼자 우뚝 설 수 있어야 나 자신으로 완성된다.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나를 규정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남들의 보편적인 시선 안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본문 28페이지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을 내어주고도 더 내어주고 싶어하는 마음, 사랑받기 위해서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곤 했는데, 그것이 내 눈에 처절하게 보이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더 많이 들었다.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보는 것 자체가 고통인 적도 있었고, 그래서 콤플렉스가 생겨 대인기피증이 생기기도 했다. 콤플렉스는 부서지기 쉬운 병든 영혼이 웅크리고 숨죽인 채 곪아가는 상태라고 말하는 작가. 그 병든 영혼은 자신이 보기에 세상에서 가장 기괴하고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영원이라는 단어만큼 헛헛한 표현이 또 있을까. 현실 세계에 영원이란 없다. 이전 세대는 소멸하고 새로운 세대가 탄생한다. 이는 지구 순환의 법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능을 믿는 사람만큼 숭고한 것이 있을까.

본문 164페이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괴로웠다. 나는 조울증을 앓고 있고 1년째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서 그런지 작가의 마음이나 상태가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상상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나처럼 병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울감은 누구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공감이 가능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안에서 나를 보고, 당신을 보고, 그 사람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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