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
소위(김하진) 지음 / 채륜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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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브런치스토리에서 화제가 되어 책을 출간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 중에서 오늘 소개할 책은 더욱 특별한 위치를 갖는다. 조회수 50만을 찍은, 웬만한 종이책을 낸 사람보다 팬층이 두텁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말 중 부사를 가지고 와서 그 부사에 파생되는 이야기와 단상을 담은 에세이다. 

그런데 그 글들이 심상찮다. 매끄럽게 읽힐 뿐만아니라 독자의 마음에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어떤 때는 눈물이 글썽하도록 만든다.


오늘 나는 '아무리'란 부사를 가슴에 안고

멈출 수 없는 사랑과 꺾을 수 없는 꿈에 대해 생각했다.

본문 25페이지


'아무리' 라는 부사는 정도가 매우 심함을 나타내는 말로서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단어 하나로 사랑과 꿈, 목표, 가족을 이야기 한다. 한가지 부사를 갖다가 이렇게 자기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수단으로 쓴다는 아이디어가 너무 좋다.


방황하던 젊은 시절,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한참을 빌곤 했다. 어린아이처럼 '제발'을 울부짖고 나면 신기하게도 다시 일어설 힘이 생겼다. 그땐 '제발'을 가슴 가득 품고 살아야 할 만큼 생이 소중하고 애틋하기만 했었다.

본문 33페이지


'제발'이라는 부사는 간절히 바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제발'을 많이 쓰고 산다. 조그만한 부탁을 할 때에도 '제발 해주면 안돼?'라는 식으로. 이 이야기는 병마와 싸우고 있는 엄마와, 중환자실 어린아이를 보고 쓴 글인데, 이 글을 읽고나면 하염없이 불러보던 '제발'이라는 말이 귀중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사는 동안 불행의 돌부리에 걸려 무릎이 까진 날들도 많았지만, 지나고 나면 대부분 '그땐 그랬지.'하며 웃어넘길 수 있었다. 모든 일은 '언젠가'일어났던 과거의 일이 될 뿐이고, 어떻게 추억하느냐에 따라 빛이 될 수도 어둠이 될 수도 있었다.

본문 41페이지


저자의 글은 이런 힘이 있다.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힘,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바라보게 하는 힘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작가의 글을 좋아하고 함께 감정을 공유하곤 하나보다.


어두웠던 과거를 '자꾸' 뒤돌아 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결국엔 그 안에서 자기만의 슬픔을 발견해 내야 한다. 그것이 인생이 우리에게 내어 준 숙제일 것이다. 슬픔이 없는 삶은 없고 슬픔은 삶을 단단하게 한다.

본문 82페이지


그를 힘들게 했던 아버지와, 병마와 싸우고 있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한자 한자 적어나갔을 슬픔에 관한 생각. 우리가 살아가면서 슬픔을 대해야 하는 자세가 바로 위의 문장이 아닐까 싶다. 슬픔을 제대로 승화시켜 나만의 슬픔을 발견하고 그 슬픔과 함께 사이좋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소위작가가 말하는 인생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힘든 일이 있거나, 삶이 조금 힘들 때 꺼내보고 싶은 책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 "나도 이렇게 글 잘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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