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강자의 철학 - 파괴는 진화의 시작이다
민이언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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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니체의 철학은 항상 어렵고 해석하기 난해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 책은 그런 니체의 사상을 영화와 비교해서 쓴다든지, 다른 철학자와 비교해서 니체의 특징을 끄집어 낸다. 니체 사상을 모두 집성해놓은 느낌의 책이다. 요즘 니체에 대한 책이 유행이다. 대부분은 니체의 삶과 명언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책은 진짜 니체의 사상을 해석하고 그 깊이를 전달해 내는 데 최선을 다한 책이다.


체계를 '고결함의 결여' 라고 말했던 니체인지라, 그의 철학은 체계가 없기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니체의 주제는 한결같다. 틀에서 벗어날 것, 한계를 지우지 말 것.

본문 9페이지


니체는 기존과 기성과 기득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들을 꺠뜨리고 나아가 그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상태, 스스로 삶의 입법자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강자'라고 말한다.


니체의 한결같은 주제는 열려 있으라는 것. 자신이 열려 있다고 말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대개 닫혀 있다. 정말로 열려 있는 사람이라면, 혹여 내가 닫혀 있는 게 아닌가를 의심한다.

본문 23페이지


사고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나와 대척점에 서 있는 생각들을 편견 없이 둘러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작가는 헤겔을 끌어온다. 니체의 대척점은 헤겔이라고 많이들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니체 만큼이나 오해된 철학자인 헤겔을 이해하게 된다고 작가는 말한다. 헤겔의 이야기는 니체의 이야기 다음으로 이 책에 많이 나온다.


신체와 감정 그리고 이성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플라톤, 스피노자, 쇼펜하우어 하이데거 등 다른 철학자의 견해까지 끌고 오는 도전을 한다. 플라톤은 감정의 물결에 휩쓸리는 순간들을 인간의 저급한 본성이라고 경계했고, 감정고 신체의 존재의미를 중요시 했다. 이 신체의 담론을 이어받은 대표적인 철학자가 쇼펜하우어다. 그는 무의식을 관통하는 감정의 우위를 주장하며, 신체를 표상의 형식을 취한 의지 자체라고 표현한다.


니체는 그들의 철학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이상을 평가절하 한다. 철학사에서 정신분석의 지점이 중요해 진건 이성의 지위가 고대에 비해 많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하이데거가 신체를 '사이의 존재'라고 말했을만큼 정서와 감각은 인식의 훼방꾼이 아니라 되레 인식의 토대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는 시간에 대해서도 말하는데,


니체가 말하는 시간의 속성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모두 현재적이다. 내가 살아온 과거는 지금에 영향을 미치고, 내가 살아갈 미래 또한 지금의 영향을 미친다.

본문 70페이지


과거의 미래는 현재의 짐을 조금씩 떠맡으며 지금 이순간에 모여 있는, 그또한 현재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텐데, 라고 다들 생각하곤 하지만 니체의 대답은 '아니다'이다. 지금 내게서 반복되는 시간의 성격이 바뀌지 않는 한, 누구나 새로 부여받은 어떤 가능성 앞에서도 같은 선택을 반복할 것이라고 말하는 니체다.


이 책은 니체의 사상을 샅샅이 해부하는데에 이른다. 줄그으며 한줄 한줄 읽다보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책이다.

특히 영화와 연결지어 니체의 사상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재미있기까지 하다.


제대로 된 철학책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책 깨부수기 어떤가, 멋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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