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들 - 전쟁의 한복판에서 살아 돌아온 인간들의 역사
이준호 지음 / 유월서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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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관해 무지한 내가 전쟁과 관련된 책을 읽기로 결심한 것은 큰 결심이었다.

이때껏 관심도 없었고 읽을 생각도 없었지만, 상식의 폭을 넓히고자 읽은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세계 제2 차 대전 당시 많은 어려움과 고비를 겪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계 제2차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규모와 잔인함에 있어서는 따라올 전쟁이 없다. 특히 2차대전의 특징은 이념과 사상이 추가 되어 과거 어느 전쟁보다 치열함이 남다른 전쟁이었다.


죄없는 많은 사람들이 고난을 겪어나 죽어야 했는데, 그 중에서도 기적처럼 살아남은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은 우리보다 특별하거나 위대한 존재가 아니다. 그냥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남다른 정신력으로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가장 피해를 보았던 것은 거처가 없는 동부에서 온 피난민들과 집이 부서진 사람들이었다. 젊은 여성이나 소녀가 있는 가정들은 필사적으로 여성들을 창고, 지하실, 다락방 등에 숨겼다. 소련군이 예외로 두었던 대상은 성홍열에 걸렸다고 판단된 여성들이었는데, 이를 알아차린 영리한 여성들은 립스틱을 이용해 자신의 얼굴을 붉게 칠했다.

본문 139페이지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나 여성들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이 책에도 전시 성폭력의 피해자 이야기가 나오는데, 글을 읽는데도 긴박감과 처절함이 느껴져 마음이 많이 아팠다. 진짜 무서운 공포는 밤에 찾아오는데, 술취한 소련군들이 떼를 지어 집집마다 수색했고, 마음에 드는 여자들을 차지했다고 한다. 많은 여성들이 이 때 피해를 입고, 정신병에 걸리는 등의 수난을 겪어야 했다.


또 기억에 남는 부분은 4부 11장 태평양 전젱 제1호 포로인 사카마키 가즈오의 이야기다. 태평양전쟁은 그나마 내가 잘 알고 있는 전쟁이라서 다른 장보다는 이해하기가 쉬웠다. 1941년 중빈 아후 아시아의 정세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는데, 일본운 프랑스 식민지인 베트남을 노리기 시작했고 어차피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면 선제공격을 하여 미국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주인공인 사카미카 가즈오는 1937년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했고, 1940년에 졸업했다. 사카마키와 다른 군인들이 탑승한 갑표적 잠항정은 진주만으로 출발했다. 잠시후 교전이 벌어졌고 미 구축함의 격렬한 포격으로 잠항정이 흔들려 사카마키가 선내에서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잃게 된다. 더이상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사카마키는 모선과의 집결장소로 가려고 했지만 해변 인근 산호에 좌초하게 된다. 그는 험한 파도와 싸우며 뭍으로 헤엄쳤고, 해변에서 정신을 잃게 된다.


그 이후로 그는 미국의 1호 포로가 되었다. 거기에서 갖은 고초를 겪고 (하지만 일본인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대우를 받긴 했다)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가족을 제외한 주변사람들은 그를 반기지 않았다. 미군의 포로였다는 이유였다.

1950년대 그는 지인의 소개를 통해 도요타 자동차에 입사하게 되며 평화를 맞이한다.

이 이야기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중 많은 에피소드가 끔찍하고 잔인하다. 하지만 인간은 강했다.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집념이 그들을 살렸다. 인간의 가능성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이들에게 딱 맞는 말이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 인간의 가능성과 의지로 만들어낸 기적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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