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미 마인 워프 시리즈 8
배리 B. 롱이어 지음, 박상준 옮김 / 허블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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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인과 조우하는 상상은 어린시절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누구나 해 보는 공상일 것이다. 그 생각에서 출발한 소설이 오늘 소개 할 <에너미 마인>이다.

외계인인 드랙 종족과 전투중인 지구인은 드랙 종족을 혐오한다. 생긴 것 부터가 두꺼비 같이 생겼고, 손가락은 세개이며 생식기관이 모두 있는 양성체이다.

지구인은 그런 드랙 종족을 미개한 생물로 취급한다. 주인공 '데이비지'는 드랙 종족과 전투중에 무인 행성에 떨어지게 되고, 거기에서 드랙인 '쉬간'을 만나게 된다.

둘 사이는 처음에는 생존을 위해 서로를 이용했지만, 우정이 싹트게 된다. 서로를 받아들이고, 서로의 언어를 함께 공부하며 서로의 세계에 대해 공유하게 된다.

하지만 양성체인 쉬간은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아이를 낳다가 죽게 된다.

그리하여 외계인 육아를 떠맡게 된 데이비지. 드랙이지만 자신이 믿고 의지했던 쉬간의 아이를 키우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재미있었다. 함께했던 그 어느 누구보다도 더 재미있었다. 우리가 우주선이나 다른 뭔가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나는 남은 인생을 자미스와 걷고 노래하고 수평선을 바라보며 지내고 싶었다.

본문 146, 147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은 평화와 공존, 사랑과 우정이다. 이 보편적인 가치를 잊어버리고 사는 요즘 정말 필요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드랙족과 지구인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전쟁을 하게 되지만, 개인으로서의 드랙과 지구인은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서로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서도 그렇다. 다른 사람을 미워하고 혐오하고 싫어하는 데에는 무지함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에 대해서, 그 사회에 대해서 더 알게 된다면 어쩌면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악몽같은 끔찍한 일들이 몰려들 때 넌 어디로 숨었니? 꿈속에서는 어디가 안전했니?"

(중략)

"동굴이요, 삼촌. 나는 동굴에 숨었어요."

"나도 그랬단다.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니?"

(중략)

"삼촌은 그곳에 너무 싫다고 하셨잖아요."

"내가 어리석었다. 난 돌아가고싶어. 넌 어떠니?"

(중략)

자미스는 내 품에 얼굴을 파묻고 어릴 적처럼 나를 꼭 껴안았다.

본문 212, 213


이 소설은 SF소설인데, 내가 이 책을 읽었을 때에는 SF소설이라기 보다는 생물의 보편성을 알려주는 철학책 같이 느껴졌다. 소재는 SF지만 주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가치의 보편성에 기반을 둔다. 앞에서 이야기 했던 가치들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이해, 반전사상을 가르쳐 준다.

이 책은 네뷸러상을 비롯하여 2개의 상을 더 받은 걸작으로 꼽힌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 소설은 감동적이고 생각할꺼리가 많은 이야기다.

친구나 가족은 물론 만약에 내가 청소년 조카나 자녀가 있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한마디로 이야기 하면 SF소설의 얼굴을 한 철학책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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