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장을 읽고, 진짜진짜진짜 감동이었다. 감동이라는 말밖에는 적당한 단어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문장을 구사하는 사람이 요즘은 정말 드문데, 내가 그런 사람을 오랜만에 만났구나 싶었다.
이 구절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문장이 이 책에는 가득 담겨있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아름다운 글을 음미하면 책에서 베롱나무 꽃향기가 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만약 좋아하는 에세이가 무엇이냐 물어보면 나는 한동안 이 책을 꼽을 것 같다.
나는 식물을 좋아하지도 않고 밭을 가꿔 본 적은 더더욱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나도 작은 밭되기 하나 가꿔보고싶다, 이 작가처럼 무소유를 시도해보고싶다(실제로 이 작품에서 작가는 무소유를 끊임없이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 책의 작가는 자신의 땅이나 정원을 가꾸는 것이 아니라, 이곳저곳 방랑하면서 그 동네 할머니, 스님 같은 사람들의 밭을 대신 가꿔 주며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