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간 의사 - 영화관에서 찾은 의학의 색다른 발견
유수연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으레 직업병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관에 간 의사" 책의 작가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영화를 봐도 그냥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직업인 '의사'의 눈으로 영화를 보니까 말입니다.


이 <영화관에 간 의사>에는 21개의 영화 작품이 의사의 눈으로 해석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영화 <기생충> 에는 극중 그 집에서 일을 하는 국문광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녀는 복숭아 알레르기 때문에 집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아, 복숭아 알레르기가 좀 심하게 있나보다.' 하고 그냥 넘기지만 의사의 눈에는 이 복숭아 알레르기가 인간의 목숨까지 빼앗는 아나필락시스가 올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알레르기에 대한 의학적 지식을 비전공자도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의학적인 관점을 제하고 봤을 때 동양에서 복숭아란 과일은 '서왕모가 돌보는 나무에서 나오는 불로장생의 힘을 지닌 신비로운 음식'입니다. (중략) 그래서 생명력을 상징하는 복숭아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영화속에서 국문광의 사망을 예견하게 해주는 실마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본문 66페이지




이렇게 의사의 눈이 아닌, 관객의 눈으로도 영화를 해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서술하는 것이 또다른 재미를 주는 책이었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영화'새벽의 저주'의 좀비를 해석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좀비에게 물린 사람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상처를 통해 감염된 바이러스의 활성화에 의해 사망에 이르고 또 다른 좀비로 살아난다는 것이 주요 설정인데, 이러한 설정은 매우 의학적입니다. 본문 108페이지



우리는 좀비물을 보면 저게 실제로 있을 수 있는 일일까 하고 상상하게 됩니다. 의사의 눈을 본 "새벽의 저주" 좀비는 광견병과 닮아 있는 의학적인 병이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입니다. 딱 정확히 '좀비'라는 병원체는 없지만, 좀비와 닮아있는 특성을 띠는 병은 존재한다고 합니다. 영화감독은 분명 의학 전공자에게 자문을 받았을 것이라 추측하는 이유입니다.


이 책은 의사의 눈으로 영화를 보고 의학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소재 자체가 특별하고 재미있습니다.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고, 그것을 특정 직업의 사람이 해석해 준다고 하면 누구나 좋아할만하죠.


이 책 안에는 영화 포스터도 많이 있는데, 가격을 조금 올리더라도 포스터가 컬러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특이한 설정의 책을 좋아합니다. 누구나 이 책을 보면 좋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정보도 많고, 재미도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