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명은 비밀입니다 창비청소년문학 129
전수경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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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은 처음이었다.

막연히 청소년 소설이라 하면 진부한 줄거리에

아이의 내적 성장을 억지로 끼워 넣은 장르라고 생각했었는데

(한번도 읽어보지도 않고....)

이 소설을 읽고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줄거리가 탄탄하고 코끝이 찡해지는 구절도 있었다.

내 나이 40이 다 됐지만,

아이의 마음이 이렇게나 공감이 된 적은 정말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엄마와 나는 오래 전부터 속 깊은 이야기를 피했다. 서로 너무 달랐고,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각자의 공간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생략)내 상처 만으로 벅차서 상대의 상처까지 안고 싶지 않았다. 본문 129P


우리는 가족을 가장 모르고, 가장 이해하지 못한다.

어쩌면 이해하고싶지 않은걸지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대상이니까

내 입맛에 맞추려고 하다보면

이해보다는 강요, 강요가 안 통하면 무관심이

사랑의 자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나는 엄마에게 늘 미안했다. 내 선택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엄마의 선택이었지만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죄스러웠다. 내가 생기지 않았다면 엄마는 지금과 다른 삶을 살았을 테니까. 그래서 당당하지 못했고 끊임없이 내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자주 불안하고 늘 피곤했다.

본문 171

하지만 엄마가 텔레비전 속을 왔다갔다 하는

말도 안되는 사건으로 인해

엄마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고 엄마도 꿈이있는,

천진하고 평범한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동시에 엄마의 꿈과 행복을 위해 자신을 버릴 거라는

주인공의 불안이 고조되지만

(항상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살아왔다),

아이의 생각과는 다르게 세상 하나뿐인 딸을 끝까지 지켜낸다.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다만 결과에 짓눌려 나 자신을 망가뜨리진 않을 생각이다. 나는 등수나 등급으로 결정되는 사람이 아니며 애초에 누군가에게 인생을 건 선택이자 포기할 수 없는 유일한 세계다.

본문 182P

위의 인용구 부분이 이 소설에서의

진짜 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족은 결정적인 순간에 서로를 지킨다.

평소에는 존재감 없는, 차라리 밉기까지 한 존재이지만

가족을 두고 다른 세계로 넘어가 새 인생을 살겠다고

쉽게 다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누구나 지금 내가 사는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상상한다.

하지만 가족이 없는 그 곳과 지금 살고 있는 곳,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우리 모두는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줄거리에 대해 더 이야기 하고 싶지만,

그것은 이 책을 사 읽을 독자에게 남겨둔다.


위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이 느낀점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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