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팔로우 하지 마세요 VivaVivo (비바비보) 42
올리버 폼마반 지음, 김인경 옮김 / 뜨인돌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어렸을 때 모습과는 사뭇 다른 현재 아이들의 생활 모습. 나도 모르게 '나 때는 말이야.'를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내 모습을 가끔 보곤 한다. 스마트폰의 보편화가 나와는 다른 어린 시절을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내가 어렸을 때 가지고 있던 휴대폰은 피처폰이었고 유독 작은 휴대폰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 폰으로 문자도 보내고 전화도 했는지 의문스럽지만, 그때 당시에 사용했던 건 미니 게임이나 문자, 전화 정도? 인터넷 들어가는 순간 휴대폰 요금이 폭탄이라 벌벌 떨었던 걸로 기억난다. 문자로 친구들을 언제 만날지 정하고 나가서 놀았던 게 더 많았던 그 시절.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자신만의 스마트폰을 대게 가지고 있는 편이고 자신만의 작은 세계를 운영한다. 유튜브를 운영하거나 페이스북, 라인, 틱톡, 스푼 라디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자신에게 있는 좋은 점은 부각하고 나쁜 점은 최소화하며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좀 더 자극적인 컨텐츠를 제작하기도 한다.

원래 나는 하나의 일에 지속적인 관심을 주는 것이 어려워 SNS는 손도 대지 않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인스타계정을 만들고 나서 첫 게시물을 올렸을 때, 계속 휴대폰을 들여다보곤 했다. 내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나도 모르게 계속 휴대폰을 보고 있더라. 좋아요가 눌리면 누구보다 좋아하고 팔로워가 늘어갈수록 정말 행복했다. 그런데 팔로우가 줄어들거나 좋아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날에는 괜히 '내가 뭘 잘못했지?'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왜 더 자극적인 걸 올리게 되는지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을 보면서, 그리고 내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SNS가 주는 행복과 괴로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특히 아이들의 시선에서 말이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올리버 폼마반 작가의 <나를 팔로우 하지 마세요>.

'나'는 모르지만 '나'를 아는 수많은 사람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비'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엄마가 인스타그램 중독이라는 것. 비가 태어날 때부터 비의 모든 것을 SNS에 올려 사람들과 소통한다. 일명 '비의 연대기'. 팔로워가 10만명이 넘어가고 누구나 '비'를 알아보는 꿈 같은 유명인 '비'. 기업의 물품을 홍보하기 위한 협찬도 들어오고 점점 거대해져가는 '비의 연대기'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하지만 '비'는 팔로워와 좋아요 수에 연연하며 존재하지 않는 '비'를 만들어내는 엄마가 부담스러워진다. 유명한 '비'를 업고 유명해지고 싶어하는 또다른 친구들과 유명한 자신을 시기질투하는 친구들이 생기는 데다가 친한 친구인 애너벨에게 비밀이 자꾸 생기는 게 싫은 '비'는 결국 안티 비가 되어 '비의 연대기'의 팔로우 방해 작전을 시작한다. 인스타그램 속에 갇힌 엄마를 구출해내고 엄마의 삶을 찾아주고 싶은 비, 진정한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 비는 엄마와 함께 컬러런을 뛰는 등의 노력을 한다. 비의 갖은 노력으로 '비의 연대기'는 '우리 연대기'가 되어 진정한 비와 엄마의 일상 속 즐거움을 담고 사람들과 소통한다.

현대에 살아가는 사람들 중 SNS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젊은 층으로 내려갈수록 많은 비율의 사람들이 SNS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나의 일상을 기록해두기 위해, 나의 다짐과 각오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SNS는 무엇보다도 효과적인 도구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도구가 도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전부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 싶다. 나 역시도 한동안 인스타그램에 미쳤으니까. 목적이 분명한 계정이었기에 조금 덜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 오는 걱정과 불안함이 분명히 나를 갉아먹고 있었다.

팔로워와 좋아요의 수를 높이기 위해 진정한 나의 모습을 감추고 한껏 꾸며낸 내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것 같기도 하다. 내게 현실이란 이 작은 화면 속의 가상 공간이 아닌 만져지고 실제로 볼 수 있는 이곳임을 절대로 잊지 않도록 해야 겠다.

어른들도 SNS에서 헤어나오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데 아이들은 얼마나 더 빠져나오기가 힘들까? 'SNS를 사용하지 마라.'고 야단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SNS의 문제점을 알고 올바른 SNS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이 더욱 좋을 것이다. SNS가 아이들의 삶을 갉아먹지 않도록, 도구는 도구일 뿐이라는 것을, 현실과 가상 공간을 구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고마워, 비. 컬러런도 그렇지만 넌 날 그곳에서 꺼내 줬어." - p198

"우리에게 중요한 사람들이라면 어디로 가든 우리를 팔로우 할 거야." - p199

이 책을 고학년 아이들과 읽어보면서 아이들의 SNS 생활을 알아보는 것도 굉장히 좋을 것 같다. 짧기도 하고 어렵지도 않아 온책읽기 도서로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먼저!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전에 나부터 올바른 SNS 활동을 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