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플링
줄리 머피 지음, 심연희 옮김 / 살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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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송에 문제가 있어서 다시 받아본 덤플링.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두꺼워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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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덤플링>의 원작소설인 이 책은 어쩔 때는 불안하지만 어쩔 때는 누구보다 당당한 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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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은 윌로딘 딕스, 뚱뚱한 여자아이다. 남들보다 뚱뚱한 자신을 부끄러워하거나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당찬 아이. 하지만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점점 자신의 몸을 부끄러워하게 된다. 키스를 하다가도 몸을 만지면 황급히 밀쳐내기도 한다.  점점 용기를 잃어가던 찰나 루시 이모의 미인대회 신청서를 발견하고 미인대회에 참여하기로 한다. 미인대회의 조건은 단 두 가지. 부모님의 허락을 받을 것, 나이가 17~20세 사이일 것. 윌로딘에 감명을 받은 밀리와 아만다, 해나까지 미인대회에 참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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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하이틴 영화 느낌이 물씬 풍긴다. 번역도 그런 느낌이기도 하고. 근데 한국의 느낌이 좀 강한 번역이 나올 때는 좀 이상했다. ‘을매나 멋지게요~?, 극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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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나니 너무 아쉬웠다. 거의 500쪽이 되는 이 책을 순식간에 읽어버리고 뒷장은 또 없나 찾고 있는 날 보았다. 윌로딘과 보의 뒷 이야기도 궁금했고 엘렌과 팀의 이야기도, 밀리와 아만다, 해나의 연애 이야기도 더 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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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 이번 주 주말에 넷플릭스를 한 번 결제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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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모 강박은 누구나 다 겪어봤을 이야기다. 특히 여자들에게 있어 외모문제는 끊임없이 나오는 주제이다. 인터넷 뉴스창에 ‘몸매’를 검색하면 대부분 여자 연예인들의 늘씬한 몸매, S라인, 섹시 등의 기사가 나온다. 남자 연예인들은 살집이 있어도 인간미 넘친다는 듯한 느낌을 풍기는데 여자 연예인들은 과연? 일반인들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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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가 아닌 보여주기를 위한 다이어트를 할 땐 다이어트약도 먹고 그랬다. 좀 더 빨리,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옷도, 머리스타일도 그렇다. 내가 만족하는 것이 아닌 타인의 만족을 위해 행동했던 모든 것들은 결국엔 나를 좀먹더라. 그런 행동에서 벗어난 지금은 굉장히 행복하고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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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나는 갈수록 여자 아이들의 외모에 대한 집착이 무서워진다. 벌써부터 풀메이크업을 하고 다니고, 나보다도 화장품을 많이 알고 사서 가지고 다닌다. 보정 없는 사진은 못생겼다며 기괴할 정도로 보정을 하고 입술에 핏기가 없어보이는 건 싫다며 틴트를 놓질 않는다. 자신의 가슴, 허리, 엉덩이, 다리를 강조하는 옷을 입고 오는 경우도 많다. 하물며 망사스타킹까지.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즐긴다. 남자애들은 성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말한다. 가슴이, 다리가, 내가 초등학교 교실에 있는 게 맞는 건지 싶다. 자기들도 이렇게 하기 싫을 때가 있지만 안하면 왕따당할까봐, 욕 먹을까봐 계속 한다고 한다. 피부가 망가졌으니 가리려고 또 화장하고 또 망가지고 악순환이 되는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너희 그대로를 사랑해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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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성인인 우리들이 전해준 이 사회에서 아이들은 점점 까맣게 물들어간다. 이 책의 서평단을 신청한 이유가 이것이었다. 이 까맣게 물들어 가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하얀 물감을 풀어주고 싶어서. 있는 그대로의 너희를 사랑하라고, 윌로딘이 외모강박에서 벗어난 것처럼 너희들도 틀에서 벗어나라고. 좀 더 편하게 살라고. 너희들을 가두는 타인의 시선을 무시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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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길,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위해 행동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기성세대인 우리들이 조금씩 변해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본연의 모습으로 행복하게 웃는 때가 다시 찾아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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