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우 미 백
A.V. 가이거 지음, 김주희 옮김 / 파피펍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아직 출간되지 않은 이 책을 미리 읽고 서평을 남길 수 있어 기분이 묘하다. 

 

 트위터를 활용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와의 괴리에서 오는 쫄깃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팔로우 미 백' 이라는 뜻이 맞팔(맞팔로우)해달라는 의미라고 하니 SNS가 발달한 이 시대의 모습을 잘 표현한 제목이라고 볼 수 있다. 

 

 SNS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 역시도 책을 읽으며 다양한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어 최근에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늘어나는 좋아요 수, 팔로우 수에 관심을 갖지 않으려고 해도 괜스레 글 하나 더 올리고 싶어진다. 이렇게 익명으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은 굉장히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순기능이 있으면 역기능도 있는 법.

 

- 나를 봐줘 나를 알아줘 나를 사랑해줘

 

 표지 한 켠에 나온 세 문장만 보아도 느껴진다. 가상세계에서의 나는 누구보다 사랑받는 사람. 현실에서 채워지지 않는 결핍을 가상세계에서 하나씩 채워가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이 책의 두 주인공도 마찬가지이다. 유명한 가수인 에릭 쏜과 그의 팬인 테사 하트의 이야기.

 

 책에 대한 총평을 먼저 하자면 '독특하다', '재미있다', '덕질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행복할 책', '심장을 조여오는 긴장감이 베스트' 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님이 덕질을 하고 계셔서 그런지 몰라도 또다른 팬픽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몰입하며 볼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덕질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 해본 적이 없는 사람도 강하게 빨아들이는 긴장감에 빠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표지가 굉장히 잘 나온 책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상징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깔끔한 표지. 이 책을 신청하게 된 것도 표지 때문이니까 말이다. 앞표지에는  눈을 가린 여자의 모습, 뒷표지에는 눈만 보이는 모습. 눈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드러내는 창이기에 눈을 가린 앞표지는 익명성에 자신을 숨긴 가상세계, 뒷표지는 그 사람 자체의 모습을 나타내는 건 아닐까 싶다. 앞 표지에는 맹목적으로 유명인에 빠진 팬의 모습, 뒷표지는 맹목적이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은 일을 하는 건 아닐지 감시하는 팬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 표지라서 정말 좋다.

 

 

 유명인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결말이 다가올수록 팬픽이란 느낌을 강하게 느꼈다. 그래서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맨 마지막 챕터에선 미스터리에 빠지게 된다. 마지막에 '이게 뭐야?! 무슨 일이지?" 하고 끝나버린 이야기. 열린 결말에 순식간에 벙찌게 된 날 볼 수 있었다. 2편이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돌 문화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아이돌, 배우 등의 사생팬 이야기가 많다. 사생팬에게 팬이라는 말을 붙이는 건 문제가 있으니 사생이라고 표현을 하겠다. 어떻게 보면 현실세계에서의 결핍을 유명인을 통해 스스로 채워나가려고 하는 거지만 정도를 지나친 애정은 애정이 아니다. 그건 민폐지.

 

 또, 팬 관리를 위해 자신의 생각, 마음, 건강 등을 무시당한채 일을 하고 있을 유명인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꼈다. 팬이 무섭고 달라붙어 피를 쪽쪽 빨아먹는 거머리 같이 느낄 유명인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SNS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진 지금 팬 관리라는 명목하에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유명인들. 조금이라도 팬을 거스르는 행동이나 말을 하면 악플이 쏟아지는 이 시대에서 건강한 심신을 가지기엔 너무 힘들 것이다. 소속사야 자신들의 이익이 더 중요하니 더 신경을 안쓸테고 가까이 있는 에릭 쏜의 매니저에게서 보이듯이 '팬을 위해서', '그 정도는 괜찮지.' 등 상처입은 마음, 두려운 마음을 별 거 아닌 것으로 생각하니 유명인들의 마음은 검게 물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여러 생각을 하며 읽을 수 있어 좋았던 책! 두껍지만 잡은 순간 놓을 수가 없는 책이었다. 유명인 덕질하는 사람, 유명인 덕질을 해본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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