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성별 - 가족은 어떻게 불평등을 재생산하는가 Philos Feminism 7
셀린 베시에르.시빌 골라크 지음, 이민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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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켄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토니 모리슨의 문학 강좌를 들으며 소설가의 꿈을 키웠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제프 베조스를 만나 결혼했다. 그들은 새로운 회사에 대한 비즈니스 플랜을 만들어냈고 인터넷을 통해 책을 파는 서점에 대한 발상은 ‘아마존’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등장하게 된다. 창업 초기, 아마존의 성장에 많이 기여한 매켄지는 아이들 넷을 돌보기 위해 회사와 거리를 두고 소설가로서의 야망을 접어 두었다. 

그후 둘의 이혼 발표에 전 세계 언론은 우려를 표했다. 아마존 주식의 8%가 한 여성의 손으로 넘어갈 것이고, 따라서 아마도 제프 제조서가 통제권을 잃을 것이며, 세계 금융계가 흔들이게 될 것이었다. 이후 트위터를 통해 발표된 이혼의 세부사항들. “<워싱턴 포스트>와 블루 오리진의 제 지분 전부, 아마존 주식의 75%와 제 의결권을 그의 행보와 이 멋진 기업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제프에게 넘겨 주었음을 기쁘게 밝히는 바입니다.” 결국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의 최대 주주로 남았고 통제권을 지키게 되었다. 그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남자이다. 부유한 이들 가운데, 그리고 슈퍼리치들 사이에서, 자본은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책은 가정 내 생산 관계가 존재하여 부의 축적과 전승이 이루어지고 사회 계층을 가르는 영역이 유지됨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가정의 여성들은 양육의 의무를 맡고 있으며 가정 경제를 잘 유지할 의무를 갖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직업적인 차원에서 스스로를 희생했으며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포기하거나 미루어야 했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가사노동은 무료 노동의 대표주자이다. 하루하루 제자리 뛰기를 하는 노동의 연속.


가장 빈곤한 부부의 경우 돈을 관리하는 쪽은 여성이고 가장 부유한 가족에서는 남성이 돈을 관리한다. 현대 가족 내에서는 평등주의적인 규범이 지배하고 있으나, 남성들의 돈은 여성들의 돈과 그 용처가 같지 않다.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금전 관리를 더 많이 맡는 듯 보이지만, 장기적인 투자는 거의 항상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여성과 달리 남성들은 가족의 성씨라는 상징적인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자신의 자녀에게 전할 수 있고, 자신의 배우자에게 강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가족의 재생산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어지는 세대에서는, 아들들은 안정적이고 전달 가능한 이름을 상속받는다. 반면, 어머니나 딸들은 이러한 상징적 자산을 소유하지 못한다. 법률로 해결하지 못하는 이런 근본적 불평등은 물질적 부를 전유하고 전달하는 메커니즘에서도 나타난다. 


평등한 형식 속에서 여전히 가정의 상징 자본을 획득하는 방식은 남성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경기는 공정하게 치뤄지지 못한다. 치밀하게 여성 불평등의 서사를 가정내 경제적인 측면에서 파헤친 대단한 책이다. 무심히 보내는 일상을 날카롭게 새로운 눈으로 보도록 힘을 실어주는 저자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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