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비평 203호 - 2024.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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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봄호, 2024


고백을 하자면, 

2024년 3월, 대학시절부터 보고 있던 「한겨레신문」 구독을 중단했다. 

바쁜 일상에서 읽지 못하고 하루하루 쌓여가는 일간지-더군다나 한겨레-를 쳐다보는 마음이 복잡했다. 한 달여를 마음의 짐처럼 쌓아놓다가 결국은 결정을 내렸다. 

이 고백을 하는 이유는, 계간지는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이제 내 생활의 리듬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정도의 속도를 가지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거의 600쪽에 달하는 책이 어느 한 페이지 허투루 넘어가지 못하게 꽉 잡아두는 알찬 구성이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할 일을 해 왔다. 가능한 모든 경고를 했고 비상등을 켰다. 이제 나머지 사람들, 즉 경제학자, 심리학자, 신학자 그리고 예술가들이 나설 때다. 특히 예술가들은 막연한 느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서동진, 「지구화 이후의 세계 그리고 서사


문학 등 예술의 영역에서 기후위기를 담아내는 상징서사의 필요함을 역설하는 서동진의 「지구화 이후의 세계 그리고 서사」, 한국의 ‘글로벌’ 담론의 모순을 날카롭게 파헤친 박노자의  「한국의 ‘글로벌 담론을 추적하다」, 한국 경제를 구조적으로 분석한 이일영의 「세계체제 카오스와 한반도 경제」, 미국의 국내적 갈등과 국제정치적 위기를 분석한 이혜정의 「혼종위기의 세계와 미국」


시와 대화, 논단, 작가 인터뷰, 문학평론, 현장, 산문으로 구성된 2024년 봄의 『창작과 비평』은 여름이 오기 전, 내 휴식과 인식 활동 안에서 톡톡히 제 몫을 하고 있으며, 할 것이다.


나는 이제 빈 주머니에

얼룩덜룩한 손을 집어넣는다.


우리는 주머니 바깥의 집으로 돌아와

습관대로


따뜻한 빵을 손으로 뜯어 먹는다


습관은 평생에 걸쳐 반복된다


-김리윤, '손에 잡히지 않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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