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나답게! 자기방어 수업 발견의 첫걸음 6
박은지(데조로)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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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방어의 궁극적 목표는 상대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어릴 적 합기도를 비롯해 다양한 격투기를 배웠다. 다양한 생명이 건강하게 공존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 2011년부터 자기방어 교육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 초등학생부터 80대까지, 장애나 질환이 있는 사람을 포함하여 활발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자기 방어 수업의 세 가지 열쇳말로 ‘자기’, ‘방어’, ‘훈련’을 제시한다. 


  1. ‘자기’ 자기 발견을 뜻한다.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내가 어떤 사람인지 투명하게 몸과 마음을 바라보는 시간

  2. ‘방어’ 다른 사람과 나 사이에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연습

  3. ‘훈련’ 지난 경험을 떠올려보고 지금의 내가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상상해보고 호신술을 배움.


책은 ‘자기방어 수업’의 교재이다. 한 단원씩 마무리가 될 때마다 연습을 할 수 있는 워크숍이 친절하게 실려 있다. 앎을 연습함으로써 지식의 체화가 가능하게 해준다.



1부 자기: 발견하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발견하는 시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몸과 소통하여 나에게 숨겨진 힘을 찾고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며 침착하게 대응하는 연습을 하는 시간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들의 ‘만들어진’ 몸을 보고 비교하며 몸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 사회에서 몸을 바꾸지 않는 사람은 자기 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정상과 보편을 나누는 기준이 획일적으로 만들어진 사회는 많은 사람들에게 폭력적으로 다가온다. 결국 비교는 누군가를  ‘비’참하게 만들거나 혹은 ‘교’만하게 만든다. 이런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 비교를 계속하는 장치로 TV와 같은 대중 매체 그리고 SNS가 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11778.html


페이스북 내부 연구진은 지난해 3월 내부 게시판에 올린 프레젠테이션 자료에서 “10대 소녀의 32%는 자신들의 몸에 대해 불만을 느낄 때 인스타그램이 더 비참하게 만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인스타그램에서의 비교는 젊은 여성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묘사하는지 변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신체에 대한 인식에 인스타그램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다.

앞서 2019년 연구에서는 “10대들이 불안과 우울 증가의 원인으로 인스타그램을 지목했다”며 “이런 반응은 연령대와 상관 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영국 사용자 중 13%는 자살 충동 원인으로 인스타그램을 지목했다고 밝혔다. 미국 사용자 중에서도 6%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다양한 이용자들의 게시물을 모아서 보여주는 ‘둘러보기’ 페이지가 이용자들을 유해한 콘텐츠에 빠져들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 연구도 있었다._2021.9.15. 한겨레신문



2부 방어: 우리를 지키기


직감을 이용하여 상황을 판단하고 각 상황별 대응방법을 알려주고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폭력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

자기 방어 훈련의 목표는 위험하거나 취약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기술을 연습하고, 자신감을 높이는 것이다.



3부 훈련: 반복을 통해 능숙해지기

문제를 마주하고 경계를 세우면서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고 공동체에서 함께 협력하여 방어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


자기 방어 기술은 결투에서 승리하거나 남을 해치기 위한 기술이 아닙니다. 진정한 자기방어는 나를 잘 돌보고,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평소 체력을 키우는 운동을 하고, 잘 먹고, 자존감을 갉아먹는 고정 관념과 편견을 뽑아내세요. 일상을 건강하게, 관계를 풍요롭게 만들어 가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두려워하는 상황이 있다면 실제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세요. 힘껏 바람을 불어 막연한 두려움을 날려 버리는 겁니다. p145


스스로 힘을 가진 자가 되세요. 건투를 빕니다.


자기방어 수업이 필요하고, 친절하게 구성된 책이 고맙지만, 한편으로는 자기방어가 필요한 사회라는 사실이 씁쓸했다. 그래서 저자의 마지막 말인 “스스로 힘을 가진 자가 되세요. 건투를 빕니다.”라는 말이 왠지 슬프게 전해졌다.(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책의 삽화는 건강하고 당당한 캐릭터들이 자신을 지키는 씩씩한 장면들로 이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와 같은 든든한 언니가 이렇게 지켜주려고 애쓰고 있으니!

부디 다들 아프지 말고 잘 살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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