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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 건설·거주·재건축의 40년 ㅣ 케이 모던 2
이인규 지음 / 마티 / 2023년 6월
평점 :
기존의 주거나 주택에 대한 접근이 주택계량(통계)이나 건축(미학)적 시각에 국한되어 있어서
(나를 포함한) 한국의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성장하고 자란 국민들은
한국의 주거문화에 대한 보이지 않는 괴리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는 주거연구나 주거문화 관점에서 전문가와 국민들의 학술적, 현실적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간극에 대한 대중적 공론화가 부재했다는 점이다.
이런 까닭에 대중들은 자신의 주거나 생활공간에 대해 말하고 싶은게 있어도 공감을 쉽게 얻을 수 없었다.
이처럼 항상 실제와 이상, 현실과 연구 사이의 간극이 존재해 왔고, 이는 대한민국 주거문화가 척박해지는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서
저자는 기존의 패러다임과는 다른,
자신의 경험과 추억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각에 기반하여
“대단지 아파트”를 소시민적 입장에서 바라보고 (애정과 비판을 곁들이며),
“둔촌주공아파트”라는 공간에 시간적 서사를 덧붙임으로써
한국 주거문화의 새로운 단면을 만들어냈다.
이는 (나를 포함한) 보통의 국민들이 주거문화에 대한 시각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거 같다.
늦게나마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주거문화의 새로운 관점이 이 책을 통해 공론화되길 바라며,
과거의 주거문화에 대한 ‘기울어진 시소(seesaw)'가 ‘긴장을 유지한 건강한 균형 상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둔촌주공아파트의 시간을 따라가다 보니 그사이 한국 사회와 서울의 도시 환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발전국가 시기의 유산이 어떻게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원으로 변용되는지, 이에 따라 대단지라는 환경에서 살아가던 이들의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이 어떻게 바뀌는지, 혹은 바뀌지 못하는지를 두루 살펴볼 수 있었"던 것은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이 부수적으로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내가 찾고자 하는 해답에 다가가는 느낌이었다.
PS/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추억하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국의 주거문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둔촌주공아파트의 시간을 따라가다 보니 그사이 한국 사회와 서울의 도시 환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발전국가 시기의 유산이 어떻게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원으로 변용되는지, 이에 따라 대단지라는 환경에서 살아가던 이들의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이 어떻게 바뀌는지, 혹은 바뀌지 못하는지를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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