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지방자치를 비추다
정영오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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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음에서 지방자치의 길을 찾다.] _목민심서, 지방자치를 비추다_정영오


목민심서는 그 이름에서 알 수있듯 목민관의 마음가짐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다산을 대표하는 역작의 하나임에도 이상하게 쉬이 읽을 마음이 생기지는 않는 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고을 수령이 왕명을 받들어 백성을 통치하는 행위가 지극히 봉건사회적 성격만을 가지리라 짐작했던 게 그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것이 민주주의 시대에서의 통치 또는 법치와는 전혀다르거나, 상충되는 것이라 여긴 것 같다. 하지만 오해하고 있었다.
지금에서야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목민심서를 바탕으로 한 이 책[목민심서, 지방자치를 비추다]이 원서의 진면목에 독자가 한 층 가까이 가닿을 수 있는데 충실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다산을 실학자 또는 실학의 선두주자라고 일컫지만 그렇다고하여 조선이 성리학의 나라가 아니라거나 정약용이 예학자가 아닌 것은 아니다. 목민심서에서도 수령의 임무 또는 역할에 대해 여러 번 강조, 반복되는데 가장 기본은 역시 수령 자신의 검소함과 청렴함이다. 다산은 유교 경전인 대학에 등장하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제일 근본인 '수신'의 기치를 수령이 지녀야할 예치의 가장 근본으로서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저자는 목민심서와 오늘날의 통치 (지방자치)의 연관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데, 다산의 이야기와 현재의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필요한 역할과 덕목으로 적용시켜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제1부는 '부임'에서 다산은 수령의 부임행장(의복, 말안장)에서부터 검소해야 목민함에 힘쓸 수있다고 강조하며, 저자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용차량, 공용재산(사택) 규정의 허술함을 이용하거나 허용범위를 넘어서 낭비되는 일을 지적하고 있다. 봉건국가와 민주국가의 차이가 천지차임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을 행함에 있어 수행자가 취해야 할 옳음이란 체체의 차이와는 무관한 일이다.
이 책을 읽어나갈수록 목민심서는 오늘날의 통치, 지방자치 현실에 적용할만한 덕목이 풍부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수령과 아전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각종 폐단들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념이나 정치가 아니라 실무와 현실의 이치에 밝아야 함을 느끼게 하며, 다산이 지적한 문졸권력의 폐단은 지난 정권의 '문고리 삼인방'을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특히, 구휼이나 진대, 권분과 관련된 부분은 현재 전세계를 고통속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를 대처하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참고할 부분도 있어 보인다.
목민심서에서 강조되는 수신이나 예치가 지방자치의 현실에 걸맞는 이유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힘쓰는 역할을 부여받은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가 국가와 공공의 이익과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을 사는 사람들에게 수신이니 예학이니 강조하는 것은 고리타분하게 들릴진 몰라도, 오늘날의 목민관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겐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부분일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은 목민심서에서 나타난 다산의 실학적 마인드가 잘 드러나고 있는 점이다. 행정이나 통치는 불가피하게 규율과 규제를 동반한다. 다산은 왕권국가라는 봉건시대, 유학의 시대를 살아갔음에도 현실의 이치에 맞지 않는 규율이나 제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판, 개선의지를 드러낸다. 병역의무, 권분, 송금 등의 사례에서 드러난 다산의 합리성과 공평성의 개념은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지극히 타당하다. 그것은 형식적으로, 글로서만 존재하던 "조선의 왕과 신하는 오로지 백성을 근본으로 한다"는 민본 통치의 이념을 다산은 진실로 품고 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책이 다루는 목민심서는 본격 민주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지방자치뿐 아니라 다산이 품고 있던 진정한 '민'의 의미와 중요성이 무엇인지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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