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 - 세기의 핵담판 쿠바 미사일 위기의 13일 마이클 돕스의 냉전 3부작
마이클 돕스 지음, 박수민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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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양상과 전쟁의 본질을 담다_1962_마이클 돕스



[1962, 누가? 왜? 결과 보다 전쟁의 양상과 본질을 담다. ]​



전쟁의 개념을 국가와 국가간의 갈등상황이 빚어낸 무력충돌로 본다고 할 때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그것을 수행하는 주체, 즉 국가가 있기 마련이다. 전쟁을 시작하고 통제하고 끝맺음 하는 주체. 최후의 결과가 어느쪽 주체의 손을 들어 줄지 알수는 없어도 전쟁이 국가와 국가, 주체 간 주도권 싸움임에는 확실히 보인다.



1962는 너무나도 확고해 보이던 이 전쟁의 주체가 희미해지는 순간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전쟁이 지속될 수록 대립하는 각 국가 자신들도 통제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지는 모습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우리는 쿠바 핵미사일 위기의 결과를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책을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이유중 하나는 전쟁의 교훈은 결과가 아니라 전쟁속에서 드러나는 전쟁의 양상과 그 본질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전쟁을 다룬 세부적인 기록이나 책을 통해 당시의 전쟁 상황과 배경, 경과 그 결과를 얻곤 한다. 1962는 타 전쟁 서적에 비해 전쟁상황과 경과 자체에 보다 집중한다. 13일 간 이어진 미국, 소련, 쿠바의 갈등상황에는 "꼭 말귀를 못알아먹는 개자식들이 있다니깐"이라고 말한 케네디의 표현으로 대변되는 '전쟁의 속성'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전쟁을 결정짓는 건 "개자식들"]​



1962는 쿠바 핵 미사일위기의 당사자인 미국, 소련, 쿠바의 일촉즉발의 13일의 순간을 세부적으로 담고 있다. 세기의 사건이라 불리는 만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정보는 방대하다. 위기 당시의 각국 정치지도자의 회고록, 수많은 관련자 인터뷰, 비밀해제 된 보안 문서, 당시 작성된 기록 등 그것도 각 국가별로 수집, 분석하여 그 때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당시 위기의 심각성과 생생함은 두 초대강국 지도자들의 회고록과 인터뷰 자료를 통해 탄탄히 뒷받침 되고 있다. 갈등상황에서의 두 지도자의 태도나 심경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쿠바 핵무기 위기의 결과뿐 아니라 전쟁의 본질을 규정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개자식"으로 표현되는 케네디의 말은 오늘날의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전달해주는 정보이다.



케네디는 이 말을 쿠바핵미사일 위기가 촌각을 다투고 있던, 알수없는 혼란속에 모두가 빠져 허우적 되던, 검은 토요일(10/27)에 공기시료 채취를 위해 알래스카로 보냈던 미군 U2 정찰기가 소련 영공을 무단 침공한 사실을 보고 받고 케네디 대통령이 내밷은 말이다.



케네디는 태평양 전쟁을 잠수정을 지휘하면서 몸소 겪은 사람이었다. 그는 전쟁과 파멸적 결론과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갈등의 수준과 양상이 심화고조되는 상황속에서도 평화적 해법을 늘 함께 고민하던 대통령이었다. 그런 그에게 검은 토요일은 대통령인 자신도 어찌하지못하는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도미노 처럼 번지고 있던 통제 불가의 위기 순간이었다.



전쟁의 시작은 두 국가, 좀 더 엄밀히는 두 지도자의 결정으로 시작되었지만, 전쟁상황이 지속되기 시작하면 전쟁에 참여하는 군인이나 전쟁기계들은 자체적인 논리와 관성을 갖게 된다. 즉 위기 자체가 관성을 가지게 되어 그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번지는 것이다.



검은 토요일 이런 우려는 케네디 대통령 만의 몫은 아니었다. 소련의 수장 흐루쇼프 서기장은 쿠바에 배치된 소련군 방공부대 sam이 쿠바 상공을 저공 정찰하던 미군 U2 정찰기를 격추시켰다는 보고를 전해 받는다. 그는 전투태세 격상을 쿠바에 명령했었지만 핵미사일의 발사나 전쟁승인은 본인의 통제 아래에 두려고 했었다. 흐루쇼프 역시 케네디와 마찬가지로 전쟁의 참혹한 결과를 이해하고 있던 사람으로서 핵 무기로 무장한 두 초강대국 간의 무력전 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그런 흐루쇼프는 쿠바 지도자 카스트로의 요청만으로 소련군 지휘관이 미군 정찰기를 격추시켰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고 두려워했다.



쿠바 핵미사일위기의 진짜 위기는 케네디와 흐루쇼프간의 사상과 의지의 충돌이 아니라 두 지도자의 통제를 벗어나며 생기는 예기치 못한 "개자식"들을 얼마나 잘 통제할수 있느냐에 달려있었다






[전쟁의 결과: 여러분 지도자의 품성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쿠바 핵미사일 위기가 핵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 결과로 쿠바미사일 위기는 갈등관리 및 전쟁 관리의 위대한 승리라는 자신감을 미국에게 안겨주었다. 이러한 사실은 쿠바 미사일위기가 전쟁 당사자들이 통제 가능한 상황 속에 있었다는 별 것 아니었다는 오해?를 주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1962를 통해 갈등해소 직후의 양상을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10월28일 일요일, 쿠바와 터키 미사일 기지 맞교환이라는 양국의 물밑 합의가 이뤄지자 마자, 그에 따라 흐루쇼프의 케네디에 대한 메시지가 전세계에 방송되면서 갈등은 극적으로 해소되었다.





흐루쇼프와 케네디는 안도하였다. 하지만 그순간 미 백악관과 펜타곤의 분위기는 정말 딴판이었다. 갈등 해소 라디오 방송 순간에도 펜타곤을 10월 30일로 예정 된 쿠바 침공 계획을 다듬고 있었다. 그늘은 흐루쇼프의 갈등 해소 발포를 믿지 않았다. 미국을 향한 기만이자 허위행위라 생각했다. 전쟁 준비는 수뇌부의 머리속에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미국전역에는 미사일과 전투기가 대기 중이었다. 쿠바의 카스트로는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미국과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이미 생각하고 있었다. 목숨을 잃더라도 미국과 싸우기 위해 미사일을 옮기며 전투태세를 완벽히 준비하고 있었다. 소련쪽에서도 흐루숖는 평화적 해법도 같이 고민하였지만 현장의 지휘관들은 전쟁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갈등 상황이 지속되어 전쟁 자체가 가지는 관성이 약간이라도 더 강해졌다라면 그 결과는 전혀 달랐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평화로운 결과를 맞은 것은 순전히 두 지도자의 품성 덕분이다. 케네디와 흐루쇼프는 패권 경쟁을 마다 않는 초강대국의 수장이면서도 핵전쟁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인간애를 생각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는 각국 수뇌부들의 생각과도 다른 것이었다. 흐루쇼프가 아닌 다른 서기장이었다면 쿠바 카스트로의 확전 요청에 응해 전쟁의 파국으로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케네디와 함께 해법을 고민했던 엑스콤 자문위원들도 12명중 절반이 쿠바 침공을 계속 지지했다는 사실에서 그들중 누구하나라도 미국의,대통령이 었다면 이 역사적 사실의 결과는 전혀 달라졌을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핵전쟁을 피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그 때 백악관에 케네디가 있었고, 크렘린에 흐루쇼프가 있었기 때문이라 말한다.








[오늘날 그런 위기가 다시 발생한다면?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이유]​



오늘날 쿠바 위기가 만약 재현된다면 어떻게 될까? 케네디 대통령과 흐루쇼프 서기장이 다시 살아돌아온대도 잔쟁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쿠바핵미사일 위기는 냉전이자 정보전이었지만 그 이름에 걸맞지 않게 잘못된 정보들이 사실인양 많이 보고되고 그것이 군사적 행동 결정의 판단 기준이 되었다. 이러한 잘못된 정보들로 예기치 않은 혹은 잘못된 행동과 오해를 낳았지만 그와 동시에 위기 자체를 억제시킨 면도 있다. 미국과 소련의 평화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 중엔 미국과 소련의 상대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그로인한 두려움이라는 원천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을 사는 오늘날은 어떤가? 무기의 파괴력은 비교도 못할 수준으로 향상되었고 상대의 침범이나 공격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정보 체계는 말할 수 없이 세세하고 예민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수분아닌 수초내에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전쟁의 파괴력이 향상된 반면 한번 전쟁이 시작되면 발휘되는 전쟁기제와 관성은 여전하다. 전쟁은 시작되기만 하면 시간이 갈수록 멈추기 어려워지는 그 속성은 변함없다.



간디와 부처가 지도자로 있더라도 갈등상황에서 전쟁을 막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모두가 전쟁가능성에 유심히 지켜보고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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