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고 싶은 아기 펭귄 보보
라이놀 지음, 문희정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온도계의 수은주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아래를 향해 머물렀던 겨울이 끝났다.
그런 우리의 겨울보다 더 추운 남극에 살고 있지만
다가온 우리의 봄만큼 따뜻한 온기를 지닌
아기 황제펭귄 한 마리를 소개하고 싶다.

이름은 보보
가정주부인 아빠와 펑크록 가수인 엄마를 두고 있고,
날고 싶다는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아이.

"당신과 바라는 것이 당신과 어울리지 않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시도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요.
서툴러도 당신만의 길을 찾으려면......"

꿈꾸기를 머뭇거리는 우리의 등을 이렇게 도닥거려주기도 하고,

"우리는 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습관처럼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나 자신의 맹점을 볼 수 있게 되지요."

다름을 이해하기보다 거부해버리기 일쑤인 우리에게
겁먹지 말고 나와서 만나보라고 손을 내밀어 주기도 하는 보보.

인간의 시선을 내려놓고
펭귄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는 '거대펭귄'.
작가의 발상이 재미있다가 이내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지구 위에 살아가는 생명체는 인간뿐만이 아닌
정말 다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너무나도 평범한 진리를
인간인 우리만 잊고 사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그 누구도 다른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야 한다고 규정짓거나 요구하지 않는 보보의 세계.
남녀의 역할을 구분해 놓고 고정관념과 편견에 사로잡힌 우리에게
어떤 모습이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고,
다양한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며
무엇을 좋아하든 어떤 모습이든 그런 우리를 응원하겠다는 작가의 마음이
그려 놓은 세계.
우리 모두가 환영하는 세계가 아닐까?
모두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 그 자체로 존중받고 이해받는 세상을 꿈꿔본다.
그러면 인간 세상에서 자기다움으로 반짝거리는 사람들과
더이상 동물들도 멸종위기라는 수식어를 달게 되는 일이 없지 않을까?
'우리'의 '우리'에는 인간만, 특정 계층만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모든 것을 아우르는 '우리'로 말해지길 바라본다.


동그스름한 몸매에 뒤뚱뒤뚱 귀여운 걸음걸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만큼이나
마음이 훈훈해지는 이야기를
넘치지도 않게 모자라지도 않게
잔잔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들려준다.
동글동글한 아기 펭귄 보보야,
이룰 수 없는 꿈이라도 꿈꾸는 보보를 응원해!

그리고 꿈꾸는 모두를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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