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김동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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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살아가는 일.
그리고 살아가는 것이 서툰 사람들.
서툴러서 힘이 든다.
힘이 들지만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한다.
그렇게 삐걱대면서 살아낸 기록들.

김동영의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10년 전 여행에세이 작가로
처음 만났던 그때만큼 솔직하고
10년이 지난 지금의 그는
처음 만났던 그때보다 느긋해졌다.

'살아간다' 그리고 '떠난다' 그래서 '돌아온다'
이렇게 책은 세 부분으로 순환한다.

살아남기 위해서 떠나야 하는 사람.
김동영 작가에게 여행이란 살기 위한
그만의 생존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삶의 빈곤함에 숨이 막혀 떠나고,
여행지에서 자신을 마주하고 달래며 채운다.
그리고 정리되고 풍부해진 나로 돌아오는 것.

그런 과정을 통해 지금의 내가 있다는 고백.
여행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허나 지금의 자신이
특별하고 대단한 무엇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제목 그대로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도,
괜찮지 않느냐는 이야기.

하지만 정말로 솔직히 별다른 목적은 없다.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지도 않다.
거기서 얻은 게 있고 느낀 게 있다면 그건 대부분 여행 중이 아니라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와 어렴풋이 느낀 것이리라.
여행 중에는 정작 모른다.
여행은 온전히 받아들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132p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시간.
삶이란 과정도 똑같은 게 아닐까?
살아가는 동안에 나를 받아주는 것.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무엇이 되고 싶은 우리지만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그것이 나쁘거나 실패가 아니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비록 지금 우리는 이렇게 초라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대책 없이 살아갈지도 모르지만
후회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의심하지 않으며
우리는 그렇게 잘 살고 싶다.

- 그렇게 살고 싶다고 했어 41p

잘 살고 싶은 우리 모두.
하지만 그것만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모두에게 살아가는 일은 매일 낯설고 어려운 일.
그런데 잘 살고 싶기까지 하니 더 숨이 막히나 보다.
그래도 잘 살고 싶은 내가 기특한 건 그 어려운 일을 꿈꾸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잘 살고 싶은 나를, 당신을
토닥토닥 위로하고 기특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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