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가죽 양탄자 웅진 세계그림책 233
제럴드 로즈 지음,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빨랫줄에 걸려 물이 뚝뚝뚝 떨어지는 호랑이 모습이 왠지 모르게 안쓰러워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요?

그림책 < >의 표지에 그려진 이 호랑이는 진짜 호랑이인지 호랑이 가죽인지 헤깔리는데요.

궁금하니 어서 빨리 책을 열고 이 호랑이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



정글에 사는 늙고 지친 호랑이는 이제 사냥도 힘에 부쳐 몸도 마음도 점점 말라가는데요.

밤마다 왕의 궁전을 바라보며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다 생각합니다.

그러더 어느 날, 양탄자를 터는 하인을 보다 번뜩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요.



빨랫줄에 걸려 있던 진짜 호랑이 가죽 양탄자를 숨기고 자기가 대신 호랑이 가죽 양탄자 행세를 하기로 한 거예요.

과연 호랑이의 가죽 양탄자 행세는 탄로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을까요?

워낙 마른 탓에 호랑이는 한동안 들키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었답니다.

사람들이 방을 나가면 남은 음식을 실컷 먹고 누군가 들어오면 꼼짝않고 양탄자가 되면서요.

그러다 점점 살이 오르기 시작하자 의심을 하는 이들이 생기는데요.

늦은 밤 궁전 안으로 강도 세 사람이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반전을 맞게 됩니다.

자, 호랑이의 운명은 어떻게 되고 이야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요?



늙고 굶주려 볼품없어진 호랑이 한 마리가 생의 후반에 이르러 보여주는 역전극 같은 이 이야기는 서글펐다가 웃겼다가 불안했다가 다시 안도하게 되는 신기한 힘을 갖고 있는데요.

옛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자꾸 호랑이의 다음이 궁금해 긴장을 늦출 수 없고, 우스꽝스러운 호랑이 모습이 잘 표현된 그림은 보는 재미를 더해주네요.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고 했다기 보다는 그저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굴욕과 수모를 견딘 호랑이가 마침내 본연의 용맹함을 드러내는 그 순간이 저는 참 좋더군요.

호랑이는 늙어도 호랑이라는 사실을 호랑이가 다시 발견한 것 같아서 말이에요.

내 안의 어떠한 성질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안도하는 마지막 순간이 인상적이었지요.

위기의 순간을 나를 찾는 기회로 바꾼 호랑이가 전해주는 호랑이 기운을 모두 함께 느껴보면 좋겠습니다.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