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돌멩이
사카모토 치아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올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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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돌멩이를 향해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 같은 까만 고양이 한 마리가 매력적인 그림책 <나는 돌멩이>

돌멩이는 고양이 앞의 돌멩이를 말하는 걸까요?

아니면 고양이의 이름이 돌멩이인 걸까요?

그런 알쏭달쏭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림책 <나는 돌멩이>의 '돌멩이'를 지금부터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덩그러니 혼자 있는 돌멩이.

입을 꾹 다물고 덩그러니 혼자 있는 고양이는 자신도 그런 돌멩이 같다고 생각하지요.

분명 여기 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기에 침묵을 지키다 끝내 사라져 버리는 존재들처럼 길에서 나고 사는 자신도 그렇다고요.



어렴풋한 기억 속 포근하고 친절한 누군가의 가르침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답니다.

소리를 내도 되는 때는 나와 내 영역을 지켜야 할 때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을 때라는 걸요.

그렇게 몸 안에 다정한 말들을 넣어 둔 채 입을 다물어 버린 고양이는 외롭지 않다고 스스로를 위로해요.

그런데 그런 고양이에게 누군가 말을 걸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스스로를 돌멩이라 생각하는 고양이에게 말이지요.



그렇게 고양이에게 변화가 찾아옵니다.

누군가의 작은 관심이, 다정하게 건넨 한 마디가 돌멩이처럼 단단하고 딱딱하고 차갑게 굳어버린 마음에 따스한 기운을 퍼뜨리는데요.

고양이는 그 관심과 사랑을 한 입 목구멍으로 넘기고서야 비로소 뚫린 속마음을 큰소리로 외칠 수 있게 되지요.

사실은 따스한 관심과 애정, 다정한 돌봄과 손길을 너무나도 원하는 살아 있는 내가 여기 있다고 말이에요.

내가 바로 여기 있다고 나를 좀 봐 달라고 나를 불러주고 나를 쓰다듬고 나를 안아달라고 더 많이 더 더 더 먹고 싶다고 울부짖는 고양이의 외침에 가까운 울음 소리는 계속해서 메아리칩니다.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쌓였던 몸 속의 허기와 갈증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장면은 너무나도 강렬하게 마음을 울리고 흔들어요.

그래서 더 더 더 바라게 되는데요.

모든 존재들 안에 전하지 못한 마음이, 목소리가 되지 못한 말이 부디 전해지고 발화되기를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말입니다.

길 위의 돌도 손 안에 쥐면 손의 온기로 따스해지니까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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