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의 여행
국지승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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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위 구름에 걸린 태양과 출렁이는 바다를 배경으로 주먹 불끈 쥔 채 뛰어가는 코끼리 한 마리.

무엇을 향해, 무엇을 발견했기에 모자가 벗겨질 것 같이 빠르게 뛰는 걸까요?

이 친구의 이름은 바로인가 봅니다.

그림책의 제목이 <바로의 여행>인 걸 보면요.

바로가 본 걸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부터 바로의 여행을 따라가 보아야겠습니다.

그럼 같이 출발해 볼까요? ^^



아, 바로는 그림책작가 다영 씨의 그림책 속 주인공이군요.

언제 어디서나 일등인 아니 그랬던 바로는 갑자기 다영 씨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다영 씨는 어떻게든 바로가 일등을 할 수 있도록 애를 쓰느라 바로가 묻는 말을 듣지 못하지요.

"도대체 왜 달려야 하는데요?"라는 중요한 질문을요.



다영 씨는 말을 안 듣는 바로 때문에 답답한 마음에 잠깐 외출을 하고 그 사이 바로는 다영 씨의 그림 밖으로 나와 버립니다.

바로는 이제껏 궁금했던 세상을 마음껏 탐험하는데요.

자신의 마음 속에 있던 질문의 답을 찾아 끝없이 걷고 또 걸었어요.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따뜻하지만 마음의 바향이 다른 두 사람.

한참을 걷던 바로는 세상 밖 여행에서 찾은 답들을 다영 씨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영 씨도 비로소 바로의 바음이 궁금해졌고요.

이제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게 되고 서로의 마음이 가는 방향을 헤아려보지요.

이 둘은 어떻게 되고, 이 이야기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한때 바로처럼 왜 달려야 하는지를 물으며 달리던 길을 벗어나 방황을 했던 시절을 모두가 한 번쯤은 겪었을 거예요.

그렇게 길을 벗어나고서야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를 만날 수 있는데요.

그것이 쉽지 않기에, 바로가 더 쉬운 길을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서 그 사실을 외면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다영 씨와 바로가 마주한 진실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이 삶의 주체가, 이 여행의 탐험자는 다른 누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임을 모두가 확인하게 됩니다.

<바로의 여행>이 바로의 것이었듯 내 삶이 내 것임을, 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나임을 말이에요.

그래서 이 그림책의 제목이 어째서 <바로의 여행>이 되었는지 아니 될 수 밖에 없었는지 깨닫게 되는군요.

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내 삶의 주체로 걸어보며 바로는 한 뼘 자랍니다.

다영 씨가 그려준 길을 달리는 바로가 아니라 자신의 길을 가는 바로는 반짝반짝 빛이 나네요.

그리고 그런 바로의 뒤에는 늘 바로를 시선 끝에 두고 지켜봐 주는 다영 씨가 있고요.

세상 모든 바로들과 한때 바로였던 이들과 모든 다영 씨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그림책 <바로의 여행>

이 책을 만나는 모두가 저처럼 자신의 바로와 자신의 다영 씨에게 사랑과 감사를 보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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