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올 줄이야
최민지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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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하늘에서 동아줄이!"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오는 표지와 제목을 보니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바로 떠오르는데요.

2022년을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온다는 걸 보여주는 그림책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올 줄이야>

자, 과연 하늘에서 내려온 이 동아줄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호기심에 이끌려 냉큼 덥석 잡아보렵니다. ^^



혼자인 아이는 문득 발견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동아줄을 말이에요.

호랑이에게 잡히기 일보직전의 오누이를 향해 내려오던 그 생명의 동아줄일까요?

아이는 동아줄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



아이는 두 손으로 단단히 그 동아줄을 잡습니다.

저 위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혼자인 자신을, 심심함으로부터 구원해 줄 동아줄을 말이지요.

그렇게 올라간 하늘에서 아이는 어떤 일을 겪게 될까요?



세상에나!

아이가 잡고 올라간 동아줄은 바로 책의 가름끈이었군요!

아이를 구원해 준 것은 바로 책이었다는 사실.

그렇게 아이는 책 속 세상에서, 이야기의 나라에서 책사람을 만나 멋진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라는 상상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모험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가능한데요.

한 권의 책, 하나의 이야기로 구원 받은 아이들이 그리고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장면을 보며 결국 작가님도 그 중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그림책이 만들어질 수 있었겠다 싶더군요.

그리고 또 그래서 저도 이 그림책과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저 고마움으로 마음 한가득 따뜻해집니다.



책에서 구원을 받았다는 그 확실하고 강렬한 체험을 나는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의 바스티안 덕분에 경험했는데요.

그러니까 제 동아줄은 '끝없는 이야기'에서 내려왔지요.

강하고 용감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영웅이 주인공이 아닌 약하고 외로운 어린 아이 그대로인 바스티안과 함께 끝없는 이야기 속을 함께 날아다니며 자랄 수 있었음을 이제서야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왔어>를 통해 깨달았어요.

이야기가 끝나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이야기의 끝이 궁금하기에 읽기를 멈출 수 없던 어린 날의 그때 그 마음이 떠올라 또 다시 마음이 뭉클해지네요.

하지만 그래서 한 번 더 책의 세계를 방문하고, 다른 책 속의 책사람을 만나러 다시 동아줄을 붙잡으며 지금의 어른이 될 수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한 줌의 글자들이 약속처럼 손바닥 위에 놓여 있는 장면을 보며 그렇게 모으고 모은 글자들이 쌓이고 쌓여 나만의 이야기가 되었을 거라 믿어요.

그렇게 우리에게는 오늘도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오기에 끝없는 나만의 이야기를 계속 살아갈 수 있다고 말이에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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