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스페셜 에디션) - 서시 시 그림이 되다 2
윤동주 지음, 곽수진 그림 / 언제나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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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영화 '동주'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 더 특별한 기분으로 만난 윤동주 시인의 서시.

그림책 표지의 푸르스름한 밤하늘을 뒤덮고 있는 수많은 별들이 마치 그의 시어 하나하나 같아 보이네요.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나라도, 말도, 시를 쓰는 자유도 빼앗긴 한 젊은 영혼의 고뇌와 그럼에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주어진 길'을 걸었던 시인의 정신을 그림책으로 만날 수 있다니 한번 더 특별함을 느끼며 표지를 한참 바라보게 됩니다.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자신의 신념대로 부끄러움 없이 살기를 바라는 젊고 푸른 시인의 영혼은 참 혹독하고 추운 겨울을 통과해야 했는데요.

자신의 삶과 맞닿아 있는 시의 구절구절을 살아낸 시인을 그대로 닮아 있어 그런지 신기하게 윤동주 시인을 떠올리면 '서시'가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부끄러움을 아는 이 영혼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상을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럼에도 그 시처럼 '주어진 길'을 걸었던 시인이기에 '서시'는 여전히 살아서 시인의 고뇌와 시인의 신념에 공감하게 만드네요.

그리고 동시에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길'을 바라보게도 하는군요.



여기 그림 속에도 시를 따라가는 인물이 하나 등장합니다.

그림 속에는 겨울에서 시작된 하나의 여정을 만나게 되는데요.

숲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을 만나는 이가 있어요.

내면이라는 생각의 숲일 수도 혹은 자연이라는 생명의 숲일 수도 있는 그곳에 난 자신의 길을 걸어가지요.

괴롭지만 자신을 외면하지 않고, 생명을 마주하고 사랑하며,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이를 뒤따라 걸으며 어느새 나만의 길을 걷게 됩니다.




윤동주 시인이 살던 시대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크고 깊은 울림을 주는 서시를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했을까 많이 궁금했는데요.

역시나 많은 고민을 했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곽수진 작가의 그림으로 만나는 또 다른 서시는 생명과 생각으로 뻗어나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동시에 우리를 서시와 오롯이 만나는 생명의 숲길로 안내해 주는 것 같기도 하네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 시는 자신만의 별이 되어 각자의 마음을 밝히는 시로 어둠의 시간을 보내는 모두에게 빛이 되어 줄 거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데요.

표지의 그 수많은 별처럼 각자의 서시가 빛나는 밤하늘이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게 보이는 시그림책으로 우리 곁에 와줘서 고맙네요.

그림책이 된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따라 걸으며 각자만의 길을 찾게 되기를 바라 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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