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산드라 지멘스 지음, 로시오 아라야 그림, 김지연 옮김 / 너와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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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한 사람의 몸을 통과해 나온 존재들입니다.

생의 첫 순간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를 품고 있던 존재를 통과해 밖으로 나와 드디어 서로를 마주볼 수 있게 되었지요.

그리고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통과해 나오기도 하는데요.

이 역시도 마음의 산통을 겪고 서로를 마주하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모두가 통과한 그 몸과 마음의 주인공을, 그 특별한 존재를 우리는 엄마라고 부르지요.

바로 그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그림책 <우리 엄마는>

수많은 엄마가 있기에 그냥 '엄마는'이 아니라 바로 나만의 엄마를 말하는 '우리 엄마는'에는 누구의 엄마가 나올까요?



아이에게만 보이는, 아이한테만 보여주는 엄마의 웃음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아이는 엄마의 그 웃음의 온전한 주인이기에 그 웃음을 놓치지 않아요.

그렇게 엄마와 아이는 서로의 웃음입니다.

엄마의 움직임, 엄마의 취향, 엄마의 감정 변화, 엄마의 모든 것을 아이는 눈여겨 보고, 마음에 담고, 거기에 반응하는데요.

엄마를 사랑하기에 아이에게 엄마는 궁금하고 또 궁금해지는 눈을 뗄 수 없는 신비하고 신기한 존재인가 봐요.

그리고 그 어떤 모습의 엄마라도 나의 엄마라서 아이는 사랑합니다.



아이에게 엄마는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존재이고 웃게 해주고 싶은 졵재.

아이는 그 작고 작은 손으로 모으고 엮고 이어서 만든 사랑의 조각들을 엄마에게 건네는데요.

그 선물은 세상의 그 어느 보석보다 반짝이고 아름답기에 엄마가 빛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나 보군요.

그래서 서로가 보석보다 더 반짝이고, 보물보다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인 엄마와 아이.



엄마는 아이의 삶과 눈을 맞춘 순간부터 아이의 집이었고, 아이의 노래가 되는데요.

엄마는 아이에게 돌아가 쉴 수 있는 포근한 안식처,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곁에 있어주지요.

그렇게 아이가 성장하듯 엄마도 엄마라는 존재로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가네요.

서로의 성장을 이토록 가까이에서 응시하고 마음에 간직할 수 있는 우리는 엄마와 아이입니다.




그림책 <우리 엄마는>의 화자는 아이이지만 엄마인 저는 엄마를 이야기하는 아이를 통해 오히려 아이를 생각하게 되네요.

다른 누가 아닌 바로 나의 엄마라서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라고 말하는 아이를 보며 나도 세상에 하나 뿐인 내 아이의 하나뿐인 엄마라는 사실이 감사합니다.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내가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할 수 있는지 몰랐을 거예요.

그리고 누군가로부터 이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도 몰랐을 테지요.

그림책 <우리 엄마는>은 지극히 개인적인 누군가의 엄마를 이야기하고 있는 동시에 모든 엄마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내가 좋은 엄마였나 나쁜 엄마였나 자꾸 스스로 되묻는 엄마들에게 엄마는 그냥 우리 엄마라서 좋다고 알려주는 그림책이기도 하군요.

세상 모든 아이들이 '우리 엄마는요'라며 재잘재잘 엄마 이야기를 할 때, '우리 엄마는'하고 마음에 엄마를 그릴 때마다 그들의 표정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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