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 봤어요?
린데 파스 지음, 이한상 옮김 / 월천상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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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나 오빠만 졸졸졸 따라 다니는 저희 둘째가 떠오르는 제목의 그림책 <우리 형 봤어요?>

동생들은 그런가 봅니다.

순식간에 성큼성큼 멀어지는 엄마나 아빠의 발걸음보다는 한 발 정도 앞서 걷기에 늘 금세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은 형제자매를 보며 걷는 편이 더 안심이 되는 걸까요?

저는 맏이인지라 그런 동생들의 마음이 늘 궁금한데요.

어쩌다 형을 잃어버리게 된 동생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보면서 상상해 봐야겠습니다. ^^



커다란 꽃 속에 살고 있는 사이좋은 개구리 형제.

세상은 아름다운 것으로 가득하다며 밖으로 용감하게 나가는 형과 달리 안전하고 편안한 꽃 속에 계속 머물고 싶은 동생.

조용한 밤이 되자 형은 별을 보러 나무 꼭대기에 가자고 동생을 졸라 보지만 동생은 세차게 머리를 가로저으며 끝내 거부하는데요.

변화와 불확실함에 두려움을 느껴서 더 큰 세상에 나가는 일이 그저 무모하기만 하고 피하고 싶은 동생은 이렇게 자기 세상에만 갇혀 버리게 되는 걸까요?

그런 동생이 안타까운 형은 극단의 방법을 택합니다.



혼자 다녀오겠다며 풀쩍 나가버린 형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 보지만 형은 아침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지요.

마침내 형을 찾아나서는 동생.

형 덕분에(?) 안전과 확실을 포기하고 드디어 자신의 두려움과 마주하고 알 수 없는 세상이라는 기회와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 봅니다.

위로 올라가는 길은 생각보다 더 멀고 험하고 거칠고, 처음보는 낯선 모습의 생명체들에 겁을 먹기도 하지만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냥 위로 위로 올라가는 것뿐이었어요.

겁 먹은 동생을 위해 무심한 척해주는 달팽이, 환대와 안내를 노래하듯 해주는 아름다운 새들, 용기를 내라고 응원해 주는 털 뭉치 곰 아저씨를 만나면서 동생은 낯설지만 따스한 격려에 힘을 낼 수 있는데요.

드디어 나무 꼭대기에 도착한 동생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난 커다랗고 커다란 세상의 모습에 놀라고 감탄하지요.

하지만 그토록 보고 싶은 형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동생의 도전은 형을 찾지 못한 채 끝나 버리는 걸까요?



마지막 장에 도달하고서야 뒤늦게 알게 된 형의 진심에 황급이 이 여행이 시작되는 장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형 찾기!

알고 보니 형은 단 한 번도 동생을 혼자 둔 적이 없더군요.

정말 어찌나 정성을 들여 숨어 있는지 동생을 생각하는 그 마음 그대로겠다 싶었어요.

새로운 시도와 도전의 곁에는 보이지 않지만 함께 하는 마음과 사랑이 있음을 깨달을 수 있어 감사하게 되는데요.

사실 가만 들여다 보면 이 이야기에는 세상 밖으로 나온 동생의 용기 있는 도전도 있지만 동생을 믿고 기다린 형의 인내의 도전도 있더라구요.

형과 동생이 각자의 도전을 통해 함께 성장해 가는 모습은 그저 흐뭇하고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세상의 모든 형제와 자매들에게 보내는 작가님의 메시지가 아름답고 환상적인 그림 안에서 꼭대기 위 빛나는 별처럼 반짝이는 그림책 <우리 형 봤어요?>

용기 내어 도전하는 모두에게 사랑 가득 담은 이 응원이 별빛처럼 따사롭게 닿기를 바라고 바라봅니다.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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