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루와 커다란 케이크 시루 시리즈
권서영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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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쌀 덩어리'라고 놀림 받지만 최고의 디저트가 되기를 꿈꾸는 시루를 기억하시나요?

<시루의 밤>을 지나 <시루와 커다란 케이크>로 돌아온 하얗고 말랑말랑한 반죽 '시루'

빛나는 밤 하늘을 누비며 멋진 디저트가 되어가는 시루의 따뜻한 밤이 아이들의 밤을 반짝거리게 해주었기에 시루와의 재회가 더 반가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눈엔 그저 사랑스럽고 귀여운 시루가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달콤한 디저트들을 잔뜩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 입에 침이 고이는 것 같네요.

침 한 번 꼴깍 삼키고 시루의 이야기를 들으러 갈게요. '꼴깍!' ^^



오늘도 제과점에서 쫓겨난 시루.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꾸 초코칩을 떨어뜨리는 초코쿠키를 만나게 되는데요.

쿠키 조각을 주우며 뒤따라가다 보니 처음 보는 마을에 도착하게 되지요.

그곳은 갈 곳 없는 디저트들이 모여 있는 마을이었어요.



시루는 한쪽이 터져 자꾸 크림이 흘러내리는 크림빵을 위해 자기 반죽을 떼어 모자를 만들어 주고, 쪼개진 타르트를 리본으로 묶어주고, 오랫동안 오븐에서 일하느라 까맣게 탄 빵에게 용기를 주는 말을 건네며 친구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데요.

그러다 흐물흐물해 고민인 커다란 반죽을 친구들과 힘을 합쳐 도와 줍니다.



친구들 모두가 정성스럽게 반죽이를 주물러 모양을 만들고, 해님의 따끈한 햇볕으로 구워 마침내 완성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친구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커다란 케이크 집이 되었답니다.

포근하고 푹신한, 기분 좋아지는 달콤한 냄새가 나는 커다랗고 예쁜 케이크 집이요.

모두 함께 만든 이 케이크 집에는 이제 친구들의 이런저런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일 거예요.

시루의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쓸모가 없다고, 완벽하지 않다고, 아름답지 않다고 쉽게 버림을 받은 친구들에게서 가치를,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시루의 특별함을 보며 제 마음도 함께 말랑말랑해집니다.

외로운 친구들이 모여 힘을 모아 함께 만든 커다란 케이크는 그래서 더 멋있고 맛있어 보이네요.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 시루이기에 타인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데요.

또 소외받는 아픔을 경험했기에 소외받는 이들의 마음도 알아보고 안아줄 수 있는 시루의 다정함이 더 보드랍게 느껴지는 거겠죠.

최고의 디저트가 되어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시루에게 지금의 너도 충분히 최고의 시루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스스로 자신을 누군가를 돕는 존재로 발견하는 빛나는 성장의 순간을 시루 덕분에 만날 수 있어 참 고맙기도 했지요.

내 꿈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서로 응원하며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달콤하고 폭신한 공동체를 이뤄가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궁금한가요?

그렇다면 시루와 친구들이 기다리는 달콤 폭신한 케이크 집으로 어서 놀러 오시면 된답니다.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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