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빛 그림 아이
숀 탠 지음, 김경연 옮김 / 풀빛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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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에 홀로 앉아 있는 개 한 마리.

로드킬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고, 누군가 남겨두고 가버린 건가 싶어 마음이 아프려고 하네요.

그럼에도 분명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개의 시선과 자세는 누군가를 바라보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숀 탠의 그림책 <개>가 바라보는 곳을, 개의 시선 끝에 무엇이 있는지 함께 찾아볼까요?



아주 먼 옛날, 인간과 개가 만났습니다.

이상하게도 둘은 서로에게 끌렸지요.

그런 감정의 교류가 없었던들 지금 우리 곁에 함께 하는 수많은 개들은 기대할 수 없었을 거예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시간은 흐르고, 장소는 바뀌고, 이쪽에 앉은 사람과 저쪽에 앉은 개도 계속 달라집니다.



그렇게 수많은 다른 시대와 다른 문화권을 거치면서 인간과 개는 서로 특별한 관계를 맺지요.

말이 필요 없는 사이지만 대화와 이해가 가능한 관계.

어쩌면 개는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는 것보다 우리를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존재들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림책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을 지배하거나 보호해야 하고 복종시키려는 존재로만 인식해 온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기게 되더군요.

그들이 원하는 것은 보호보다 존중 받기를 원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았고요.

부디 더이상 우리가 그들을 등지거나 그들의 믿음과 신뢰를 배반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개는 우리에게 그러지 않을 테니까요.


정말 단순 명료하게 붙여진 <개>라는 제목.

이 그림책의 제목으로 이 단어 외에는 그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 인간의 곁에서 동행해 온 개.

작가님은 우리에게 인간과 개가 수많은 세월 동안 서로에게 어떻게 적응해 왔는지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여주는데요.

우리가 서로 깊은 유대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인간들의 노력보다는 개가 보여준 우정에 더 많이 기대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우리 곁에 친구 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할 동반자, 개라는 아주 특별한 존재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새롭게 마음에 품어보게 해주는 그림책 <개>

그들의 애정과 충성에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그 누가 이들만큼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들을 내어주며 끝까지 곁을 지켜줄 수 있을까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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