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다듬는 마음 마음속 그림책 25
코비 야마다 지음, 엘리스 허스트 그림, 김여진 옮김 / 상상의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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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다듬는 마음>

반짝이는 금박의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네요.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요?

거대한 맹수 돌조각상이 바라보는 앞에서 돌을 다듬고 있는 한 사람이 보입니다.

지금은 그저 돌덩어리에 불과한 저 돌 속에 어떤 조각상이 보이는 걸까요?

이 조각가의 마음이 결국 어떤 작품으로 태어나게 될지 함께 응원하는 마음으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완성된 완벽한 조각상을 보고 생각합니다.

나는 절대 이렇게 못 만들거라고 말이에요.

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사실 우리 자신도 모르면서 우리는 쉽고 간단하게 나의 한계를 결정해버리곤 하지요.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아름다운 것을 만들고 싶은 열정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발길은 또다시 나를 조각가의 작업실을 찾게 하고 장인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게 돼요.

"실패가 두려워 얼어붙는 건 당연하다네. 흔히들 그래서 시작조차 하지 못하지. 그런데 어딘가로 가고 싶다면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야. 그 방향으로 첫걸음을 딛는 거지. 그리고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고."



그렇게 나는 떨리는 가슴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두지요.

잘하고픈 마음은 간절하지만 매번 실패와 실망만 거듭되는 것을 견디기 힘들었으니까요.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믿어 보고 싶습니다.

그 마음을 따라 다시 해보기로 하는데요.



돌을 다듬고 또 다듬습니다.

한참이 지났지만 나아진 것 같지도 내가 원하는 모양도 아닌 것 같아요.

나는 거듭되는 나의 실패에 치이고 지쳐 조각가를 찾아가는데요.

늙은 조각가는 나의 실망감과 실패에 공감해주고 위로와 힘을 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내게는 반복되는 실망과 실패를 다시 겪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에 그의 말이 잘 들어오지 않지요.

그럼에도 마음 깊은 곳에서 바라는 것.

내가 해낼 수 있다는 걸 믿어 보고 싶은 단 하나의 바람.

그 바람의 불꽃을 살려 나는 아름다운 돌조각을 손끝으로 피워낼 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림책 <돌을 다듬는 마음>은 절대 알 수 없는 가능성을 품고 있는 돌 같은 내 마음을 다듬는 일이 인생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돌처럼 굳고 단단한 내 인생을, 바뀔 수 없는 딱딱한 내 마음을 내려치고, 매만지고, 쉬지 않고 다듬는 일.

기꺼이 실패하기를 마다하지 않고 돌을 다듬고 다듬고 또 다듬는 그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 실패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이만큼의 내가 존재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늙은 장인처럼 내 모든 실패를 인정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젊은 조각가의 앞에 움직이지 않는 돌이 놓여 있었다면 그의 뒤에는 늙은 조각가의 무한한 격려와 위로가 그를 뒷받쳐주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가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그에게 다시 시작하라고, 멈추지 말라고,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라고 알려주던 늙은 조각가의 존재가 이 그림책을 보는 모두에게 크게 다가오는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분명 늙은 조각가는 돌과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와 타인을 향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이겠지요.

내 곁에 그런 이가 있으면 좋겠다에서 나도 그런 이가 되기를 바란다로 감히 생각을 키워보게 되는데요.

스스로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비록 지금은 돌 안에 있지만 바로 그 돌 안에 앞으로 조금 더 현명해지고, 더 용감해지고, 더 강해질 나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참된 스승이었던 늙은 조각가의 말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기꺼이 실패할 수 있다면, 마침내 성공할 수 있다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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