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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궁금해! - 2022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ㅣ 나무의말 그림책 1
미카 아처 지음, 김난령 옮김 / 청어람미디어(나무의말) / 2022년 4월
평점 :
아이와 함께 살게 되면서부터 아이라는 존재는 물음표와 느낌표로 만들어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특히 아이와 손 잡고 밖으로 나가면 그 사실이 더 생생하게 와 닿는데요.
세상을 궁금해 하고, 만나서 부딪히고, 탐험하고 탐구하고, 묻고 답하고, 느끼고 감각하고, 감동하고 감탄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도 덩달아 아니 어쩌면 제 안의 잠자던 아이도 깨어나는 것만 같습니다.
그런 아이들과의 산책길에서 만난 물음표 새싹과 눈을 맞추는 경험을 선물해 줄 그림책 <나 진짜 궁금해!>
정말 진짜 궁금해지는 그림책이지요! ^^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세상을 대하는 방식은 매번 경이롭습니다.
분명 아이의 시간을 살아온 나이지만 아이들이 세상을 마주하고 내뱉는 상상의 숨결들은 어쩌면 매번 새롭고 신기함으로 반짝거릴 수 있는지 그저 감탄하게 되는데요.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가진 아이들이 자연이라는 생명에 이끌리는 것은 당연하고도 정말 자연스러운 일이겠지요.
심심한 아이들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연 속으로 스며듭니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샘솟는 질문들을 쏟아내지요.
그 질문 하나 하나가 어쩌면 이리도 시적이고 반짝거리는 걸까요?
하늘을 밝히는 해는 세상의 전등이 아닌지, 보얗게 강을 뒤덮은 물안개가 강의 이불은 아닌지 궁금해 하는데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다음 장엔 어떤 질문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 그림책을 통해서 그렇게 시작된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질문의 퍼레이드를 따라 산책을 다녀올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데요.
아이들의 질문은 어떤 답을 원하는 게 아니더군요.
그저 질문에서 질문으로 건너 뛰며 질문 안에서 머물며 그저 그 순간을 즐깁니다.
자연이란, 아이란 그런 존재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그림책을 보는 제 자신도 그림책 안에서 그렇게 머무를 수 있었지요.
질문 하나 하나가 시였다면 그림 하나 하나도 시로 다가왔는데요.
마치 아이들이 시의 언어로 질문을 던지면 그림은 시인의 눈으로 본 세상을 담아놓은 것 같았어요.
유화와 콜라주가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마치 노래처럼 보이고 들리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 진짜 궁금해!>라는 그림책은 질문이 노래하고 춤추며 살아 있는 그런 책이었어요.
제게는 말이지요. ^^
그저 이 산책이 끝나는 것이 너무나 아쉬운 것은 저 혼자만이 아닐 거예요.
하루가 이토록 짧다니요.
산책만 하기에도, 산책하며 마주치는 질문들을 따라가기만 해도 이토록 살아있음으로 충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었어요.
이 산책이 궁금하다면, 진짜 궁금하다면 그저 이 그림책 한 권을 펼쳐보기만 해도 된답니다.
우리가 그 산책길에서 만나게 되면 반갑게 인사를 나누면 좋겠네요.
그러기를 바라봅니다.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