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꽃을 찾은 너에게 나무자람새 그림책 7
크렌 빙 지음, 앤드루 조이너 그림, 이현아 옮김 / 나무말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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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양 떼를 배경으로 어린 양 한 마리가 빨간 꽃 한 송이를 들고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당당하고 씩씩해 보입니다.

어른 양들의 든든한 후원 덕분일까요?

어린 양이 유일하게 혼자만 들고 있는 빨간 꽃도 눈길을 끄는데요.

그림책 <빨간 꽃을 찾은 너에게>는 유독 제목과 표지가 제 안에 물음표를 커다랗게 피워냅니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편안하고 몽실몽실 따뜻하고 보들보들 안전하게 모여 사는 양떼.

새로운 구성원 어린 양에게도 이 모든 것이 당연하기에 의심하지 말고 그저 행복한 이곳에서 행복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곳의 우리에 한치의 의심도 없이 모든 것을 받아들인 어른들은 모르는 것이 있지요.

어린 양은 그런 어른들의 강요 아닌 강요와 부담 아닌 부담에 조금씩 버거움을 느끼게 되고요.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으로 빨간 꽃을 찾게 되면서 무리를 떠나 바깥을 향해 나아갑니다.

양 무리가 그토록 조마조마 위험하고, 출렁출렁 혼란스럽고, 쭈뼛쭈뼛 이상하다고 규정한 바깥으로 말이에요.

어린 양은 소중한 빨간 꽃을 들고 꿋꿋하게 바깥 세상을 탐험하는데요.

양 무리의 부모들은 그저 어린 양 걱정뿐입니다.

과연 어린 양은 어른 양들이 걱정하던 바깥을 만났을까요?

아니면 자신만의 빨간 꽃이 잘 어울리는 바깥을 만나게 될까요?



우리에 안주하면서 바깥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어른들 안에서도 바깥을 향한 아이의 호기심과 상상은 아이에게 용기를 불어 넣습니다.

그토록 안전하고 편안한 무리를 벗어나기를 절대 주저하지 않지요.

무엇보다 빨간 꽃이라는 자신만의 꽃, 나만의 꿈이라는 바람과 열정이 아이의 발걸음을 인도한 게 아닐까요?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저도 공감을 하면서도 혹시 제 안에도 사랑과 보호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눈을 가리고 아이의 모험을 막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되더군요.

무리라는, 우리라는 안전한 보호막으로 가장한 가림막이 되지 않게 열린 마음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바람도 품어 보았습니다.



이 그림책의 양 무리와 어린 양의 관계가 부모와 아이에서 사회와 개인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무리에 수용될 수 있는 개인은 같은 종인 양뿐인 것 같고 바깥의 다른 종과는 교류가 없어 보이는 모습이 보수적인 집단처럼 보여요.

그들만의 세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 온 것은 과감한 어린 양의 밖으로의 한 발에서 시작되는데요.

어린 양의 홀로서기가 단순히 자신의 독립만 챙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어떤 희망을 마지막 장면에서 발견했습니다.

몸은 비록 떨어져 있으나 심리적인 유대를 이어가는 부모와 아이 그리고 집단과 개인을 상상해 보았어요.

아이의, 한 개인의 의미 있는 성장을 지지하는 일은 결국 부모, 집단에도 변화와 성장을 가져오는 일이겠다 싶었어요.

한 사람의 꿈과 행복을 찾아 떠나는 모든 첫 걸음에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싶어지는 그림책 <빨간 꽃을 찾은 너에게>

물음표가 가득했던 첫 만남에서 느낌표로 찍히는 마지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빨간 꽃이 곁에서 활짝 피어 환하게 빛나고 있기를 바라봅니다.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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