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새의 꿈 - 2021 케이트 그리너웨이 섀도어스 초이스상 수상작
샤론 킹 차이 지음, 노은정 옮김 / 사파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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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고 있노라면 반짝이는 별이 예뻐서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막상 별을 갖게 되면 어떻게 보관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내 것이 되는 순간 그 반짝임을 잃어버릴 것만 같아 이내 그 마음을 접었지요.

아름답고 소중한 것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과 있는 그대로 빛나게 해줘야 한다는 마음 그 어딘가에서 방황하던 제 마음에 반짝거리는 별자리를 그려 준 그림책이 있습니다.

별의 반짝임을 뿌리며 밤하늘을 날고 있는 별새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별새의 꿈>

표지 곳곳에 흩날리는 별가루와 별새의 깃털 그리고 제목까지 반짝이는 은박을 입혀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네요.



도대체 별새는 어떤 새일까요?

표지에서 본 것처럼 별처럼 반짝여서 별새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일까요?

밤하늘을 날고 있던 표지와는 달리 푸른 하늘을 날아야 하는 별새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별새의 몸 전체에 아로새겨진 이 그림들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런 질문들을 품고 본격적으로 그림책 <별새의 꿈>을 펼쳐보겠습니다.



여느 아버지처럼 딸을 무척 사랑하는 아버지인 달왕.

세상에서 가장 귀한 딸에게 가장 귀한 선물을 어렵게 어렵게 구해 줍니다.

바로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다운 노래로 마법처럼 신비로운 꿈을 꾸며 잠들게 해 준다는 전설의 별새를 말이죠.

공주는 별새가 들려주는 고운 노래 덕분에 순수한 꿈을 꾸며 아름답게 무럭무럭 자라게 돼요.



어느 날 공주는 별새의 노래에 깃든 알 수 없는 슬픔을 알아차립니다.

별새의 노래를 듣고 자랐기에 별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이겠지요.

공주는 소중한 친구인 별새를 즉시 풀어줍니다.

그러나 달왕은 이 사실을 알자 불같이 화를 내며 공주를 야단치고는 별새를 다시 잡아들이겠다 다짐해요.

사랑하는 이의 슬픔에 공감하고 자유를 주는 어린 공주가 아버지이며 어른인 달왕보다 훨씬 더 성숙한 내면을 가졌음을 알 수 있지요.

사랑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헤아리는 것이구나 생각해 봅니다.



한편 별새는 고향을 향해 날고 또 날았어요.

달왕에게 다시 잡히지 않도록 달왕이 잠든 낮에만요.

우거진 숲, 푸른 바닷속, 메마르고 뜨거운 사막, 구름이 휘감은 높은 산을 지나며 밤에는 그곳 동물들의 도움으로 몸을 숨기면서 희망의 날갯짓을 이어갑니다.

어둡고 깊은 밤의 세계에 숨어든 동물들이 그려진 장면 장면에서 샤론 킹 차이 작가님의 그림이 주는 또 다른 재미와 매력에 아이들의 눈이 별처럼 반짝 반짝 빛나더군요.

별새를 지키려는 친구들의 정성어린 노력과 진실한 우정이 아이들에게도 닿아 함께 별새의 꿈을 응원하게 됩니다.

자연스레 푸른 하늘을 날던 별새의 몸에 그려진 그림들이 떠오르더군요.

별새는 그렇게 모두의 마음을 품에 안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꿈의 비행을 계속할 수 있었나 봅니다.



과연 별새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꿈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그림책 <별새의 꿈>은 사랑과 소유 그리고 자유와 꿈에 대해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게 하는 여정이었어요.

무엇보다 별새를 대하는 달왕과 공주의 태도에서 전해오는 온도의 차이는 너무나 극명하지요.

사실 제게는 이 별새의 존재가 공주의 또 다른 분신처럼 읽히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는 자신만의 꿈을 가진 독립된 존재이지요.

언젠가는 아이가 원하는 세상으로 날아가기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내줘야 하는 양육자의 눈물과 성장이 큰 걸음으로 성큼 제 마음에 들어온 그림책이었어요.

사랑을 소유하고 얽매려는 사람과 사랑을 배려해 자유를 주는 사람, 어느 쪽이신가요?

진실한 사랑은 어느 쪽일까요?

오늘 우리에게 반짝이는 질문을 던지는 아름다운 그림책 <별새의 꿈>에서 그 답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상대를 배려하는 진실한 사랑과 얽매이지 않는 자유예요."

작가님이 첫 장에 남긴 한 문장을 끝으로 이만 총총.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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